스웨덴의 '삼성' 발렌베리 전 회장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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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 발렌베리 그룹을 이끈 피터 발렌베리(사진) 전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생을 마감했다. 88세.

발렌베리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스웨덴 밤도섬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발렌베리 전 회장은 1982~97년 발렌베리 그룹의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 회장을 지냈다. 마르쿠스 발렌베리 전 회장(3대)의 차남인 그는 형인 마르크 발렌베리가 자살하면서 가업을 물려받았다. 피터 발렌베리 전 회장 재임기간에 발렌베리 그룹은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업체 ABB 등을 설립했다.

스웨덴의 ‘국민가문’으로 존경받아온 발렌베리 그룹은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가 가문의 모토다. 형제들이 각각 재단을 설립해 과학자들을 후원하는 등 부(富)의 사회 환원으로 유명하다. 2차 세계대전 중 헝가리에 살던 유대인 2만 명 이상을 홀로코스트(대학살)에서 구해낸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도 이 가문의 일원이다. 발렌베리 그룹은 1856년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설립한 은행(현재 SEB 은행)에서 출발해 건설·기계·전자 등 다양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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