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구팀 감독 박종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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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의지가 강하다. 눈매가 매섭다. 두려움을 모르는 사나이, 패배를 참지 못하는 필드의 지휘관 박종환 감독(47).
그에겐 불가능이란 없다. 줄기찬 전진, 내일에의 도전이 있을 뿐이다.
그는 축구를 위해 태어나 축구에 젊음을 몽땅 바친, 축구밖에 모르는 사나이라 해도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리라.
아시아에서만 상위 그룹을 유지했을 뿐 세계 무대에선 항상 하위로 밀려나던 한국축구를 일약 세계 4강 대열에 올려놓아 충격과 경악을 던졌다.
그러나 이 같은 위업은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며, 땀과 눈물을 쥐어 짠 사령탑 박종환 감독의 스파르타훈련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그를 두고 피·눈물 없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감독이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의 한국 축구의 영광을 위해 선수들과 함께 뛰고 달리며 오직 축구만을 제일의 종교로 믿는 광신자다. 황해도 출신인 박 감독은 그렇게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지는 못했다.
춘천중 3년 때부터 볼을 차기 시작해 경희대·석탄공사를 거치며 선수생활을 했다. 집이 가난해 학생 때 머슴살이·행상 등 갖은 고초를 겪으며 고학한 것이 오늘의 냉정한 승부사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다.
76년1월 서울 시청 팀을 창단, 무명의 선수들인 박윤기·이태엽·이이희·최기봉·최인영·권오손 등을 대표선수로 키워내면서 전국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무서운 조련사』 『우승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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