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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장세 어디에 … 축나는 거래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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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기업들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 '어닝 시즌'을 맞았지만 주식시장은 좀처럼 생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1,12일 이틀 연속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더욱 무기력해 보이는 것은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사들이는 쪽에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관망세로 속속 돌아서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지난 2~3월까지도 일평균 3조원을 웃돌던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2조1000억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과거의 경험을 봐도 거래가 줄어들면 증시는 조정을 이어갔던 적이 많다. 다만 적립식펀드로 자금이 꾸준이 들어와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 지루한 게걸음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위원은 "현 거래대금 수준에서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강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본격적인 관망세 탈피는 5월이 지나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바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던 OECD 경기선행지수도 최근 발표된 지난 2월 지수가 예상과 달리 뒷걸음친 것으로 나와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도 흔들리고 있다. 더구나 1분기 실적발표의 첫 주자였던 LG필립스LCD가 부진한 성적을 공개한 것도 장세에 찬물을 끼얹졌다.

시장 일각에선 이 때문에 "실적장세 기대감은 사실상 실종된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당분간 900대 중후반에서 크게 오르지도,그렇다고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15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장세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실적 발표 때 삼성전자가 LCD부문에 대한 낙관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자 IT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져 주가가 크게 올랐던 경험 때문이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위원은 "미국의 장기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미국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도 한국 및 해외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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