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잦은건 주택란 탓|경제기획원 이구이동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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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인구이동율이 22·1%나 된다는 것은 곧 전체인구의 5분의1 이상이 해마다 이사를 다닌다는 이야기다.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이며 이웃 일본(5·9%)에 비하면 4배가까이 자주 이사를 다니는 셈이다.
직장을 따라 이사다니는 경우도 많겠으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만큼 주택난이 심각하고 주거생활이 불안정 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묘한 현상은 시골사람들은 여전히 서울로 몰려가는 한편, 서울 사람들은 해마다 상당수가 근교지역인 경기도로 이사해 나간다는 사실이다.
작년의 경우 서울로 이사온 사람 2백99만7천8백54명에서 이사나간 2백86만5천9백94명을 뺀 전입초과 인구 13만1천8백60명중에서 ▲전남출신이. 43만3백9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4만5백56명 ▲충남 3만6천8백63명등의 순서로 나타난 반면 경기도로는 12만3천5백10명이나 서울인구가 빠져 나갔다.
경기도의 전입초과 인구가 17만7천8백36명 이었으니까 이중에 70%가 서울 사람이 경기도로 빠져나가 살고 있는 경우가 되는 셈이다.
인구가 빠져나간 주역을 보면 충남의 경우 초과전출인구 4만9천1백57명중에 서울로 간사람이 75·5%였고 5만9천4백35명이 빠져나간 전북도 68·2%가 서울로간 사람이었다. 서울로 가야만 살길이 열린다는 생각들일까.
이같은 통계는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주민등록지를 옮기지 않고서도 실질적으로 서울에서 살거나 활동하는 사람들은 제외되었다. 따라서 사실상의 서울인구집중 현상은 통계숫자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봐야한다.
계속되고 있는 서울인구집중현상의 요인이 이번 통계조사로는 알 수 없으나 ①서울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인구이동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고 ②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기업집중이나 행정기능의 집중에 따라 자연히 수도권지역의 취업기회가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장기 불황속에「무작정상경」케이스의 영세민근로자 인구도 상당수 늘어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인구가 경기도 일원의 근교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서울인구의 분산이라기 보다는 서울을 중심으로한 수도권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직접적인 요인중의 하나가 최근 정부종합청사의 과천 이사로 이에 따른 부수적인 인구이동이 불가피했을 것이고 서울 중심지역의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싼 근교지역으로 이사나가는 계층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사다니는 시기를 월별로 보면 3, 4월과 10, 11월이 가강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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