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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익~' 오노 반칙 … 안현수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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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안현수(앞)가 안톤 오노(오른쪽)와 캐나다 선수들을 제치고 선두로 코너를 돌고 있다. [뉴시스]

안현수(한국체대)의 쾌속질주가 시작됐다. 숙적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메달권에서 탈락했다. 통쾌한 설욕전이었다.

안현수가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서울 월드컵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성의 뒤를 이어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자리를 굳힌 안현수는 7일 목동실내링크에서 개막한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월등한 기량으로 1위(2분19초783)로 골인했다. 1차 대회(중국)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오노에 내주고 2위에 그쳤던 안현수는 "오노를 이겨 기쁘다. 남은 500m와 1000m에서도 이기고 싶다"고 했다.

1차 대회 때 발목을 다쳤다는 오노는 준준결승에서 안현수와 1차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오노는 안현수와의 대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천천히 달려 3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1위를 차지해 결승전 명승부가 예상됐다.

안현수와 이호석(경희대) 등 한국 선수 둘, 마티외 튀르코트 등 캐나다 선수 셋, 그리고 오노 등 6명이 결승 레이스를 펼쳤다. 오노는 중반까지 후미를 달리면서 종반 역전극을 노렸다. 힘을 모았다가 막판에 역전극을 노리는 작전이었다. 그러나 오노는 한 바퀴 반을 남기고 앞으로 뛰쳐 나오려다 이호석을 밀쳤고, 5위로 골인했다. 심판들은 오노가 임피딩(밀치는 반칙)을 범했다고 판정, 실격 처리했다.

준결승까지 계속 1위를 차지한 안현수는 결승 초반에 이호석의 뒤를 따르다가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2위를 차지한 튀르코트(2분20초117)가 다섯 바퀴를 남기고 앞서 나갔지만 안현수는 곧바로 급가속해 1위를 되찾았다. 두 바퀴를 남겼을 때는 2위 그룹과 3m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여유있게 골인했다. 이호석은 3위(2분20초364)를 차지했다.

여자부 1500m 결승에서는 2년 전 은퇴했다 올해 복귀한 중국의 베테랑 양양A가 우승(2분22초933), 건재를 과시했다. 한국의 진선유(광문고)와 변천사(신목고)는 결승 레이스 초반 선두로 나섰지만 체력이 떨어지면서 진선유만 3위에 올랐다. 2위는 불가리아의 노장 라다노바가 차지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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