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총선 광고전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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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일의 총선거를 앞두고 영국의 각 정당들은 사상유례 없는 치열한 광고전을 벌이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여론조사결과는 「대처」여사가 이끄는 보수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대처」여사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보수당 압승노려>
포클랜드전쟁승리에 따른 지지를 회복, 노동당내의 대립격화듬 지금이야말로 승승장구할 때라고 판단해 조기총선거를 실시하면서도「안전수위」를 노린 탓인지 영국선거사상 최대의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노동당에 투표하는 것은「자기자식을 입학시킬 학교를 고를 자유를 포기한다」는 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느니 『노동당의 선거강령을 보아 주세요. 공산당과 같지요』라는등 전국지의 1페이지를 가득 채워 노동당을 비판하고 있다.
정책논쟁과는 거리가 먼 선전마저 튀어나와 보수당은 흑인이 많이 사는 지역의 신문광고에 흑인사진을 싣고는『노동당은 그를 블랙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보수당은 「브리티시」(영국인) 라고 부릅니다』라고 흑인들의 표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러한 보수당의 「극성」에 대해 노동당의 「푸트」당수는 『우리당의 이미지를 고의로 깨뜨리려는 악질적인 허위선전』이라고 공박했지만 보수당의「퍼킨스」선거위원장은 『우리당과 노동당의 차이를 분명히 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덕분에 선거캠페인을 맡고 있는 광고대행사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대행사들 재미봐>
이번선거에서 각 정당이 쓰는 선거비용은 모두 1천5백만파운드(약1백85억원)로 사상최고의 액수. 보수당이 8백만∼1천만파운드로 그중 3분의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본부지출의 반이상이 신문·TV의 광고비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 되자 『당의 정치선전을 사기업에 맡기는 것은 난센스』라고 떠들어온 노동당마저 열세를 만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는지 당사상 처음으로 광고대행사와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당신은 자신을 실업자로 만들기 위해(보수당에) 투표하십니까?』등 야외광고나 신문광고로 반격을 가하고 있으나 선거자금이 보수당의 4분의1밖에 안돼 역부족을 인정할 수 밖에없는 형편이다.
자유당·사민당연합도 잠시 TV등을 통해 광고를 터뜨리기도 했으나 선거자금이 달려 중반전이후 떨어져 나가버렸다.
결국 보수당의 자금력과「대처」수상의 끈질긴 광고전략이 다른 당들을 압도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일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런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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