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많은 기업은 업무용도 처분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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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기업이 너무 많이 갖고 있는 부동산을 팔아 은행빚을 갚도록 하기위해 주거래은행은 여신관리업체에 대해 대출관리를 강화하고, 국세청은 기업 부동산매입의 자금출처조사에 나섰다. 주거래은행은 여신관리 기업들이 부동산을 팔지 않으면 신규사업을 더 못 벌이도록 신규대출을 안해주고 있으며, 당장 안쓰는 부동산은 비업무용 뿐만 아니라 업무용도 팔도록 종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기업의 부동산매입실태를 조사했는데 지난1년동안 어느 그룹은 1천1백억원어치를 샀으며 3백억∼5백억원어치씩 산 기업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래은행의 강력한 종용에 따라 H그룹은 업무용을 포함한 싯가 6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팔아 은행빚을 갚는데 쓰겠다는 뜻을 이미 관계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투자를 많이 한 기업들은 주거래은행에 부동산 소유현황을 보고하고 비업무용 뿐만아니라 생산시설에 당장 이용되지 않는 업무용부동산의 처분계획도 부분적으로 제출, 대출 상환계획도 마련하고 있다고 관계당국은 밝혔다.
각 금융기관은 일부 기업이 현재 업무용과 비업무용 부동산의 구별이 모호한 점을 이용해 업무용으로 가장해서 부동산을 사들이는 예가 많아 이미 사들인 땅이 꼭 필요한 부동산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필요치 않은 업무용 부동산은 매각처분토록 독려하고 있다.
1년이상 쓰지 않고 놀려 둔 업무용토지는 비업무용으로 간주, 금융지원 중단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정부는 최근에 밝혀진 21개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재매입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없는 대기업의 업무용부동산을 처분할 때도 필요한 경우 토지개발공사가 토지채권 발행으로 이를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은행감독원등을 통해 당장 필요치 않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까지 처분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계획에 의해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있는 일부 선의의 기업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한편 국세청은 기업의 부동산취득에 대해 강력하고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로 방침을 결정, 기업의 부동산매매등 이동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개인 이름으로 또는 제3자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영주·부동산 투기업자·거액 부동산소유업자에 대해서는 리스트를 작성, 사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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