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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는 소형으로 승부, 국산차는 세단과 SUV로 맞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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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호 18면

165만5000대. 지난해 11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예측한 2015년 국내 자동차시장 판매대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2% 늘어나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존의 두드러진 기록은 1996년 164만6000대, 2002년 164만1000대였다. 이 연구소는 성장동력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친환경차 지원, 신차 효과를 꼽았다.

2015년 신차 전쟁

우선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배기량 2000㏄를 초과하는 미국산 자동차의 개별소비세가 지난해의 6%에서 5%로 낮아진다. 친환경차 사기도 좋은 시기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취득세와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도 계속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 미만인 차엔 보조금 100만원을 준다. 전기차도 최대 400만원의 세금 감면을 유지한다.

올해 내수시장엔 부정적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가령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역대 최고 수준인 가계부채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신차 공세는 계속된다. 국산차업계는 15~20차종, 수입차업계는 40여 차종을 내놓을 전망이다. 국산차는 디젤, 수입차는 작은 차를 보강하면서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차의 사정은 업체별로 제각각이다. 현대차그룹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당초 목표였던 786만 대를 14만 대 초과 달성해 800만 대를 팔았다. 올해 목표는 820만 대. 그러나 내수시장에서의 실적이 위태롭다. 지난해 현대와 기아차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70% 밑으로 내려갔다. 따라서 올해 신차를 투입해 총력전에 나선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지난해 실적은 ‘매우 맑음’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전년보다 33.3% 늘어난 8만여 대를 팔았다. 부진 끝 반전인 만큼 수치로 기록된 실적은 한층 극적이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5만4381대를 팔았다.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내수 실적이었다. 고민도 있다. 마진 빠듯한 스파크가 전체 판매의 3분의 1이었다.

라인업 보강하거나 세대 교체한 국산차
올해 국산차업계는 주요 세단의 라인업을 보강하거나 세대 교체한다.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LF 쏘나타는 3월 데뷔 당시 목표로 삼은 6만3000대를 웃돈 7만1191대(하이브리드 832대 포함)를 팔았다. 그러나 할인과 저금리 할부 등 프로모션을 건 12월에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었다. 따라서 현대차는 올해 쏘나타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내놓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신호탄이었다. 2월 쏘나타 터보, 상반기 중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원과 연결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반기엔 쏘나타 디젤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국내상품팀의 박진영 부장은 “LF 쏘나타는 총 7가지 다른 엔진을 얹는 걸 전제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상반기 중 아반떼도 신형으로 거듭난다. 어느덧 6세대째다. 신형 아반떼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테마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으로 단장한다. 최근 유럽에서 먼저 부분 변경을 마쳤고 올해 국내 데뷔할 i30나 i40이 예고편이다. 눈매를 좀 더 모나게 다듬고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의 윤곽이 보다 크고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도 K5를 신형으로 바꾼다. 2010년 출시 이후 5년 만이다. LF 쏘나타의 이란성 쌍둥이인 만큼 밑바탕과 엔진 및 변속기가 같다. 이전 세대 K5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은 터라 어떤 변화를 줬을지 벌써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한국지엠은 준중형 세단 크루즈를 부분 변경한다. 북미에서 판매 중인 중형 세단 임팔라의 투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5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SM5 노바를 출시했다. 성형은 그릴과 엠블럼에 집중했다. SM5 노바는 LPG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영업본부장인 박동훈 부사장은 “LPG 탱크를 기존의 원통 형태에서 납작한 도넛 모양으로 바꿨다. 기존 LPG 차의 불만이었던 트렁크 공간을 넓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잇따라 신형으로 진화한다. 13일 쌍용차가 소형 SUV 티볼리로 포문을 열었다.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엔진을 얹은 앞바퀴 굴림을 먼저 선보였다. 7월 디젤을 시작으로 사륜구동과 보다 긴 차체의 7인승도 내놓을 예정이다.

다양한 신차로 공세의 고삐 죌 수입차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19만6359대. 2013년보다 25.5%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수입차 판매를 22만5000대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14.8%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 가운데 유럽 차의 비중은 80.4%였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독일 차다. 전체 수입차 판매의 69.4%에 달했다.

올해 수입차업계는 세부 모델을 포함해 총 40여 종의 신차를 내놓는다. 흐름을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장르와 차급은 다채롭다. 굳이 간추리면 디젤과 SUV에 집중하는 한편 작은 차로 포트폴리오를 더 촘촘히 짤 예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도 들여온다. 올해 역시 독일 차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세단 신차부터 살펴보자.

아우디는 지난해 부분 변경으로 거듭난 A6와 A7을 가져온다. 램프에 면 발광 띠를 심어 보다 정교하게 다듬었다.

작은 수입차도 늘어난다. 아우디는 라인업의 막내 A1을 소개한다. 문 2개짜리 기본형과 뒷문까지 달린 A1 스포트백 두 가지로 나온다. BMW는 브랜드 최초의 앞바퀴 굴림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클래스의 꼭짓점 A 45 AMG를 가져온다. 부분 변경으로 거듭난 B클래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카도 여럿 나온다. 아우디는 신형 TT를 선보일 예정이다. 포르셰는 911과 카이엔에 GTS 모델을 더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가 최근 선보인 GT를 들여온다. 렉서스는 RC, 폴크스바겐은 골프의 ‘끝판 왕’인 골프 R을 출시한다. SUV 신차도 풍성하다. 폴크스바겐은 신형 투아렉을 들여온다. 그릴을 촘촘히 채워 수평적 느낌을 강조하고, 앞트임 시술한 눈매를 짝지었다. 렉서스는 신형 RX를 선보인다.

김기범 객원기자(로드테스트 편집장) ceo@roadt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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