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정영호, LIG의 무서운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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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아이들'이었다.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이 이강원(25·1m98㎝)과 정영호(24·1m89㎝), 두 젊은 피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LIG손해보험은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2(18-25 26-24 22-25 25-21 17-15)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벗어나면 8승 15패(승점 22)가 된 LIG손보는 현대캐피탈전과의 상대전적을 2승2패로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10승13패(승점 35)를 기록, 3위 대한항공(12승10패·승점 37)과 격차를 2점 차로 만드는데 만족해야했다.

문용관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김 감독은 1세트를 내주자 무릎이 좋지 않은 김요한 대신 이강원을 투입했다. 이강원은 기다렸다는 듯 시원한 공격을 퍼부으며 고비 때마다 블로킹까지 성공시켰다. 에드가(35점)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21점(공격성공률 61.53%)을 올려 개인 통산 최다 득점(종전 18점)을 기록했다. 후위공격 4개, 블로킹 2개, 서브득점 3개를 기록해 블로킹 하나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한게 옥의 티였다.

2012-2013 드래프트 전체 1위로 입단한 이강원은 대학 때까지 라이트로 활약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고, 미들블로커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올해는 다시 측면공격수로 돌아왔지만 김요한에 밀려 교체로 주로 나섰다. 하지만 이날은 자신의 공격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또다른 날개 정영호의 발견도 값졌다. 2세트까지 교체로 투입된 정영호는 3세트부터 스타팅으로 나섰다. 정영호는 자신의 장기인 서브는 물론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10점을 올렸다. 정영호 역시 개인 최다 득점. 서브리시브에서도 성공률 62.5%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정영호는 경남과기대 출신으로 2013년 용동국(우리카드)와 함께 창단 4년만의 우승(전국제전)을 이끌었다. 2013-2014 드래프트 3라운드 5순위의 비교적 낮은 순번으로 뽑혔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강한 서브 덕분에 올 시즌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했다. 이날 모처럼 기회를 얻은 정영호는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김진만·손현종과의 주전 경쟁 구도에 이름을 올렸다. 문용관 감독은 "과감한 시도였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믿었는데 잘 해줬다. 선수층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덜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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