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부터『여성의 전화』개통|"여성의 고통 함께 풀어 봅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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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남편의 폭행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은 전화를 해주십시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여성들도 전화를 주십시오. 함께 의논하여 해결점을 찾아보십시다.』
(273)8500·(274)7110,『여성의 전화』2대가 서울 중구 저동2가 47의22, 어린이 문화관이 있는 건물 4층에 설치되어 오는 6월13일부터 일반 여성들의 상담을 받는다.
『의의로 많은 여성들이 가정 안에서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읍니다. 부부의 문제니까, 하고 방치할 수 만은 없는 심각한 현실입니다. 우선 그들의 호소를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여성의 전화』의 총무 이계지씨. 그는 우리사회곳곳에서 여성에 대한 정신적·물리적 학대가 가해지고 있저만, 이러한 여성문제를 의논하거나 호소할 길 없어 고민하는 여성드룩게 길잡이가 되어주고자 전화를 설치했다고 한다.
크리스천 아카데미 주최의 의식교육을 받은 젊은 여성모임인 청여회와 주부아카테미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이 전화를 가설케 되었다고 한다. 82년11월부터 전화가설 준비를 해왔다는 이들은 지난 1월 전국 7백명 가정주부를 상대로 가정안 폭력문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4월18일부터는 50명의 자원봉사전화상담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사대상 주부중 약 10%가 지난 1년간 남편에게 매를 맞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결혼 후 매 맞은 경험은 30∼40%에 이르고 있습니다. 설문지 답변이 그 정도니 현실은 훨씬 더 높을 것입니다.』
『여성의 전화』의 역할은 개인이 겪고 있는 여성 공통의 문제를 하나로 묶어 사회문제화하여 여성이 한 인간으로 떳떳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장치마련을 위한 계기를 만들고 그 통로 구실을 하는 것이라고 주관자 측은 말한다.
『문제는 피해여성들에게 지금 당장은 구체적인 도용을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선 여성들의 호소를 들어주고 그들이 처한 문제상황을 바르게 통찰함으로써 스스로 해결방법을 모색, 용기와 능력을 갖도록 격려할 생각입니다.』
나아가 여성들이 처해진 상황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경신과 의사·변호사 등과 연결해주고 직업교육 등을 할 수 있는 타기관과의 연결도 해줄 생각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고 가출한 아내를 수용할 수 있는 보호소도 마련할 개회이다.
뜻있는 여성끼리 주머니돈을 모아 시작한 사업이니 만큼 1년뒤쯤 재단법인으로 발족할 수 있도록 현재 약1천만원의 기금조성을 위한 후원회조직을 서두르고 있다.
그 밖에도 여성문제를 취급한 다양한 책들을 계속 출판할 계획인데, 그 첫번째로 오는 9월째 미국의 남성 폭력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델·마틴」저『매맞은 아내들』을 펴낸다.
오는 6월11일의『여성의 전화』개원식에서는 박인덕 교수(연세대)의『한국여성운동과 여성의 전화』, 이화수씨(크리스천아카데미 연구실장)의『여성학대와 가정의 인간화』에 관한 강연이 있다.
6월13일 개통되는『여성의 전화』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상오 10시∼하오 6시까지 상담을 받는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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