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경 더블-더블' SK, 오리온스 꺾고 선두 수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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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는 때로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0이나 -1이 된다. 두 1의 역할 또는 성향이 중첩돼 시너지 대신 역효과를 내는 경우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1+1=-1'의 아픔을 맛봤다.

오리온스는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7-73으로 졌다. 오리온스는 시즌 17번째 패배(18승)를 허용하며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홈팀 SK는 27승(8패)째를 거두며 경기가 없던 울산 모비스(26승8패)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반기부터 이어진 연승 행진도 5경기로 늘렸다.

오리온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자타공인 프로농구 최강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올 시즌 평균득점 1위(22.35점) 트로이 길렌워터(27·1m99cm)가 건재한 가운데 지난 12일 삼성과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득점 2위(21.38점)·리바운드 1위(10.88개)를 기록 중인 삼성의 리오 라이온스(28·2m5cm)를 보강했다. 후반기에 경기력과 순위를 끌어올려 우승에 도전하기 위한 추일승(52) 감독의 승부수다.

두 선수가 번갈아뛰면 득점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추 감독의 구상은 일단 첫 경기엔 실현되지 않았다. 길렌워터는 21점으로 자기 몫을 했지만 라이온스가 8점에 그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 두 선수에게 수비가 집중되는 틈을 타 베테랑 가드 임재현이 13점을 성공시키며 활약했다.

SK는 조직력과 리바운드를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다. 4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고르게 활약했다. 평소 궂은 일을 도맡는 최부경이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김선형이 17점을 성공시켰고, 박승리와 헤인즈도 각각 14점과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SK는 리바운드도 36개를 잡아내 26개에 그친 오리온스에 앞섰다.

인천전자랜드는 안양 KGC에 85-72로 승리하며 시즌 전적 18승17패를 기록해 오리온스, 부산 KT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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