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산실 중앙청|영진 남기고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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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앙청이 행정의 산실에서 문화의 전당으로 바꿔는 데 따른 대이사가 28일 국무총리실의 종합청사 이전으로 모두 끝난다.
중앙청이 국립박물관으로 개축됨에 따라 중앙청에 들어있던 외무부·체육부·정무 제1·제2 장관실· 법제처가 이미 이사를 마쳤다.
관방 책임자인 총무처 장관이 총리를 모시고 떠나면 국사의 최고심의기관인 국무회의도 6월2일부터 종합청사에서 열리게 된다.
6·25 당시 파괴됐던 중앙청이 복구돼 63년 3층 전면 305호실(현 총무처 장관실)에서 처음으로 국무회의가 열린 이래 81년2월5일 후면 237로 옮겨 19일 열릴 국무회의까지 모두 2천62회가 열려 모두 2만8천1백66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처리된 의안은 ▲공포안 2천3백90건 ▲법률안 2천1백19건 ▲대통령령안 1만32건 ▲일반안건 1만1천5백52건 ▲보고안건 2천73건 등이다.
63년부터 82년까지 20년 간 연평균 1천3백94건을 처리한 셈. 이 가운데 ▲63년 1천8백31건 ▲66년 1천5백66건 ▲69년 1천5백84건 ▲70년 1천7백60건 ▲73년 1천6백98건 ▲81년 1천5백24건 등 연평균치를 상회 한 해들은 우리의 얼룩진 헌정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국무회의실은 종합청사 1901호실로 옮겨간다.
국무회의실은 ▲48년 정부수립 후 중앙청 본관4층 제2회의실 ▲6·25 중 부산의 경남도청 뒤 대통령 임시관저 ▲환도 후 중앙청 제1별관 전면 2층을 거쳐 ▲63년 중앙청 수리 후 중앙청본관으로 옮겨졌다.
정부수립 후 초기 10년까지는 통계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58년 이후만 국무회의 통계가 남아있다. 그이래 가장 의안처리가 많았던 해는 4·19와 5·16이란 대변혁을 겪은 61년의 1백74회 2천26건과 62년의 l백8회 2천2백50건.
올 들어 19일까지 20회의 국무회의는 청와대 국무회의가 한차례도 열리질 않았지만 최근에는 대개 월1회 의장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왔다.
소요시간은 대개 30분∼1시간으로 60년대 초처럼 상오 10시에 시작, 하오5∼6시까지 계속되던 마라톤회의는 없어져 회의의 진지성에 대한 논의도 제기된 적이 한때 있었다.
정부수립 이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수는 지금까지 5백 명에 이르고 회의탁자도 장방형에서 남덕석 총리 때부터 타원형으로 바뀌었으며 화·금 주2회였던 회의도 지난해 10월부터 일부부처의 과천 이전으로 목요일 한차례로 바뀌었다.
정부수립 후 (44평), 환도 후 별관(38평), 63년 본관(44평), 81년 본관(60평), 종합청사(62평)로 옮기면서 회의실이 조금씩 커 나온 것처럼 새 회의장에서는 국정논의의 질과 량이 모두 커지게 될는지….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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