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취업] '황혼 청춘' 취업 박람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2005 실버 취업 박람회’에 2만여 명의 장년층이 몰려 취업 열기를 실감케 했다. 나이 지긋한 한 구직자가 쪼그리고 앉아 취업 정보를 메모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할아버지. 이쪽을 보시고 포즈를 취해보세요. 밝게 웃어보실래요."

22일 '서울 2005 실버 취업박람회'가 열렸던 서울 삼성동 코엑스. 드라마.영화에 출연할 엑스트라를 뽑는 광고 모델 채용 부스가 북적거렸다. 20여 명의 엑스트라를 모집했는데, 수백 명의 노인이 줄을 서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다. 김종환(57)씨는 "돈도 돈이지만 일이 재미있을 것 같아 테스트를 한번 받아봤다"고 말했다.

이날 취업박람회에는 2만여 명의 장년층 구직자들이 몰렸다.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실버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청년 실업 못지 않게 장년층 재취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서울 실버 취업박람회 등 전국에서 다섯 차례 이상의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10~11월에도 광주 국제실버박람회, 경기 노인일자리박람회, 대구 노인일자리박람회, 제주 실버박람회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상대적으로 인터넷에 취약한 장년층은 취업 박람회 참석을 통해 취업 정보도 얻고 일자리도 구할 수 있다.

◆ 다양해지는 노인 직종=실버들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는 점점 다양해 지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경비.보모.운전직 등 단순직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번역직, 설문조사원, 기계.건축.기술직, 방송보조 출연 등 직종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서울박람회에는 국가자격시험 감독관, 할인매장 관리원 등 틈새 직종들이 새롭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박람회에는 민간 기업보다도 공공부문 일자리가 많은 게 특징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 보조 업무를 맡는 교통 서포터스와 지하철역의 편의시설 이용안내 업무 등을 맡는 지하철 도우미 등이다. 하루 7시간 근무 기준으로 하루에 5만원 정도의 일당을 받는다. 교통서포터스의 경우 한 달에 약 13일 근무 기준으로 6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채용 포털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직종마다 자격 요건과 근무 시간 등이 다양하므로 자신의 연령과 건강 등을 고려한 뒤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눈높이 낮추고 이력서 구체적으로=대개 청소.경비 등 단순 노무직의 경우 경쟁률이 1.5대 1 정도고, 국가시험감독원 등 일부 인기직종은 경쟁률이 5대 1에 달한다. 물품배달원도 장년층에게 인기여서 박람회장에서 경쟁률이 보통 3대 1을 넘는다.

이들 직종에서 경쟁을 뚫기 위해서는 박람회 현장에서 제출하는 이력서가 중요하다. 장황하게 자신의 학력.경력을 나열하는 것보다 어떤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몇 년간 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이력서를 작성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면접관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

건강에 자신이 없다면 하루 5시간 미만의 일자리를 얻는 게 좋다. 여성의 경우 간병인 수요가 많아 원하면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채용이 되지 않더라도 실버 취업박람회를 취업 정보를 얻는 장으로 활용해도 좋다. 현장에서는 이력서 클리닉, 취업적성 검사, 이미지 컨설팅 등을 받아볼 수도 있고,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관, 노인들의 취미와 관련된 실버관 등도 만나볼 수 있다.

◆ 상설 취업기관 찾는 것도 한 방법=만일 박람회에 참석하지 못했다면 각 기관에서 운영하는 상설 고령자 취업 기관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지역에 있는 노인복지관과 고령자취업알선센터 등에서도 실버 취업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 고령자취업알선센터(www.noinjob.or.kr)와 대전시 고령자취업알선센터(www.djsjc.or.kr)는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실버 취업기관이다.

이밖에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www.kaswcs.or.kr)와 한국시니어클럽협회(www.silverpower.or.kr), 서울강남시니어클럽(www.gncsc.or.kr) 등 관련 단체도 노인 관련 취업 사업을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취업센터(www.kfb.or.kr)도 전직 은행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있다.

취업 전략
▶취업 지원기관을 활용하라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갖춰라
▶취업 행사에 적극 참여하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라
▶눈높이를 낮춰라
▶취업사기에 유의하라
자료=커리어(www.career.co.kr)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