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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일기 “진짜다”“가짜다”|서독,영국서 논쟁한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독의 주간지 슈테론이 2년반 념게 추적한끝에 찾아냈다는『「히틀러」비밀일기』의 내용일부가 23일과 24일 영국의 더타임즈등을 통해 공개되자 유럽의 학계와 매스컴들은 우선 그 진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특히 서독의 여론과「히틀러」연구가들의 1차적인 반응은 『가짜일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비관적이고 신중한 태도다.
슈테른지의 발표에 따르면 나치독일 패망직전「히틀러」는 자신의 일기를 비롯한 개인기록과 중요문서들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부근의 안전지대로 소개 시켰는뎨 이를 실어나르던 비행기가 추락하며 잃어버렸던 것을 동독의 농가 마굿간 건초더미에서 찾아낸 것으로 돼있다.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지점은 현재 동독의 체코슬로바키아와의 접경지대인 베르네르스돌프 (드례스덴남쪽) 란 소도시로 슈톄른지 기자가 이기록을 사고지점에서 주워 40년가까이 숨겨왔다는 당시의 군장교로부터 소재를 알아내 동독에서 밀반출, 현재 스위스은행의 금고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슈테른측은 73년 히틀러」가 일기를 썼다는 미확인정보를 「히틀러」와 가까왔던 인물들둘로부터 입수, 지금까지 6백만마르크 (약2O억원) 를 들여 추적해왔다고 밝히고 대부분의 나치관계자들이 도망해 샅고있는 남미를 비롯, 동독에 여러차레 왕래하며 조사했으며 현재 스위스에 거주중인「비밀일기롤 숨겨둔 강본인(80세)」을 설득해 찾아냈다고 밝히고있다.
1938년부터 나치가패망한 45년까지 17년간 「히틀러」 가 기록했다는 60권에 이르는 이일기는한권에 50∼1백페이지 로2∼4개월분씩 검은 잉크로기록 돼있는 것으로 슈테른측은 밝혔다.
슈테른과 슈테른으로부터 3백80만마르크 (약12억6천만원) 룰 지불하고 일기의 영문독점게재권을사들인 영국의 더타임즈와 선뎨이 타임즈는 여러 영· 미 「히틀러」 연구가의 내용감점·필적감정결과 진품임이 확인돼앞으로「2차대전에 관한역사」가 대폭 수정 될것이라고 말하고있다.
슈테른의 이런 주장에대해 영국의 일부 「히틀러」연구가와 서독의 학자들은 의혹을 표시하고있다.특히 홍미로운것은 서독의 내노라 하는「히를러」 연구가들 중에는 이일기에 대해 사전에 신빙성에 대한 감정을 의뢰받은 일도 없을뿐더러 이들 모두가 한결같이 『믿을만하다』고 말하는 학자가 아직 한사람도 없다는 점이다. 서독의 일부신문들도 이런 학자들의 말을 인용, 가짜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브도하고있다.
의문의 초점은「히틀러」가 일기를 썼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그 에대한 연구결과 한번도 거론된 일도 없으려니와 그의 측근인물들을 통해서도 발견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뿐만아니라 「히틀러」자신이 문서나 기록자체를 증오했으며 그가 죽기 직전 모든 문서를 없애버리도록 명령했던 사실을 반론의 근거로 제시하고있다.
서독에서 「히틀러」 연구의 독보적 존재로 알려진「베르녀·마제르」교수는 『 「히틀러」 가 1943년l월이후에는 《수전증으로 손이 떨려 문서에 서명하기도 어려웠는뎨 잉크로 일기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말하고있다.
「히틀러」의 건속부관으로 37년부더 종전까지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들었다는「니콜라우스· 픈· 벨로픈라는 노인은『새벽3∼4시까지「히를러」 와 함께 책상머리에 앉아있기가 일쑤였다.어느 틈새에 일기를 쓸 여유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고 말하고있다.
「마제르」 교수를 비롯,일부 영국학자들은「히틀러」의 일기가 동독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엾다고 밝히고 있다.
서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외화를 벌기위해 포츠담에 「히틀러」의 편지·그림·사진등의 위조공장을 차려놓고 서방수집가들에게 4만마르크 (약1천3백만윈)까지 받아가며 팔아왔던 사실을 들며 슈톄른지가 내놓은 비밀일기도 포츠담의 위조공장에서 흘러 나왔을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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