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역의보서 의약품정찰제 강요는 담합행위|손목에 상처내 수갑늦춘 조의 계략에 말려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조세형이 탈주한뒤 그가 『수갑을 어떻게 벗겼을까』하고 이를 연구하던 교도관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기막히게 좋은것 같다』며 새삼스럽게 머리를 절레절레.
조는 탈주당일 손목모양으로 타원형인 벨기에제 수갑의 허점을 이용, 지름이 짧은 쪽을1백80도쯤 옆으로 돌려 손목에 핏멍자국이 들게한뒤 교도관을 향해 『수갑에 꽉끼니 늦춰달라』고 호소.
교도관은 손목의 상처를 보고 이를 믿지않을수 없었고 수갑을 느슨하게 해줬는데 조는 구치감에 돌아온후 수갑을 다시원상태로 돌려 손을 빼냈다는것.
교도관들은 조의 방법대로 실험해본 결과 역시 손목이 빠져나오는것을보고 무릎을 치며「대도」의 계략에 말려든것을 후회.

<신고자에 후유증 염려>
○…대도 조세형이 검거되자 시경의 한간부는 이사건이 며칠더 지속됐더라면 경비가 엄청나게 지출됐을것이라며 신고자 이원주군 (18)에게 『돈을 더줘도 될것이라고 예산절감측면에서 이군을 극구칭찬.
이간부는 또 신문이 이군의 인적사항을 자세히 보도하는 바람에 이군에게 좋지않은 후유증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그는 이어 『언론에서 조가 턴 피해자의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마치 조가 의적인 것처럼 일부 여론을 형성했다』며 항간에 나도는 국민계층간의 위화감에 관한 소리를 은근히 언론의 책임으로 전가.
그는 이어 『일개 도둑에 불과한 조가 동정(?)을 받는 사회분위기는 국가안보상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총기사용 경종의 계기>
○…대도 조세형검거로 축제분위기였던 서울 중부경찰서는 뒤늦게 『경찰이 꼭 권총을 발사해야했었느냐』는 여론이 일자 뒷맛이 씁쓸한듯한 표정.
경찰은 이미 특진계급장을 단 박용호경장등을 상대로『조가 자수를 제의했는가』, 『주민이 총을 쏘지말라고 했느냐』, 『겨냥을 하고 쏘았는가』등 권총발사당시의 상황을 조사하느라 뒤늦게 부산한 모습.
한 수사간부는 『노련한 형사였다면 권총을 쏘지않고도 체포가 가능했겠지만 박경장의 경우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을것』이라고 하면서도『이번 사건이 경찰관의 무기사용에 큰경종이 돼야할것』이라고 강조.

<횡설수설로 수사혼선>
○…대도 조세형이 탈주한후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가 밥과 동전·옷가지를 훔치는등 5차례나「좀도둑질」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일부시민들은 『대도답지못한것』, 『대도의 명예』 (?)에 먹칠을 한 행위』라는등 탈주라는 커다란 범법행위보다 좀도둑행위에 더 분개.
조자신도 좀도둑질한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듯 검사에게 진술도중『옷은 엿장수로부터 얻었다』, 『초상집에서 얻었다』는등 횡설수설해 한때 수사에 혼선을 빚기도.
어쨌든 조가 탈주한후 검찰·경찰·구치소등 수사기관들은 『공모자가 있을것이다』,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는등 조가 대도라는 점에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을것으로 전제, 장물아비·교도소·고아원동기등 연고자 수사에서부터 전국의 사찰·암자를 수색하고 공항과 해안봉쇄령을 내리는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오다 조가 서울에서 검거되자 모두 어이가 없다는 표정.
한 수사담당검사는 조가 40여시간이나 수갑을 차고 다녔고 죄수복바지차림으로 대로를 3시간이나 배회하는등 탈주후에 대한 치밀한 계획이 전혀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아무리 비상한 재주를 가진 범인이라도 결국 정상인의 상식선은 넘지못하는 모양』이라고-.

<유흥업소 철저감독을>
○…대구디스코클럽 화재사고에 문교부는 큰 충격을 받은듯 당황한 표정.
고교생희생자가 의의로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교복·두발자유화 첫해의 첫번째 대량참사여서인지 문교부는 사고가 나자 김영식장학편수실장을 현지에 급파하고, 교육감회의가 열린지 1주일만인 21일에 다시 교육감회를 소집, 학생생활지도 강화를 되풀이해 강조.
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점검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교사가 학교밖의 학생생활을 책임진다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교육감회의를 소집했지만, 결국 대구사고같은것은 유흥업소감독을 철저히 해 출입을 막는 길밖에 달리 길이 있겠느냐』고 한숨.

<약사회·소비자반발 커>
○…대한약사회는 신임길병전회장취임과 함께 의약품정찰제를 강력히 실시할 계획이나 소비자는 물론 일부약사회윈까지도 이에 반발해 크게 당황.
약사회는 거래질서를 바로잡고 약사의 품위와 약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박카스·베스타제등 판매고가 높은 19개품목부터 정찰제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그렇게될경우소비자는 종전처럼 약국에서 약품을 할인해서 살수없고 약사들은 할인해줄때보다 판매고가줄기때문에 별로 달가와하지않는 눈치.
정부당국도 공정거래법상 정가와 출고가격사이에서 마음대로 가격을 받는것이 정당하며 정찰제강요는 일종의 담합행위라는 이유로 불허할 방침이어서 신임 약사회 집행부는 더욱 고민하는 표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