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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336>자반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인체의 혈액속에는 혈소판이라는 작은 혈구가있어 상처로인한 출혈시 그 부위혈관에 응집, 지혈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액속에 적당수의 헐소판을 유지해야하며, 혈소판의 수가 어느선이하로 감소되면 가벼운 상처에도 쉽게 출혈하게된다.
가장 흔히 출혈하는 장소는 피하조직으로 피부에 붉은 반점으로 나타난다. 이를 자반이라 하며 자반은 흔히 피부병에서 보는 반점과는 달리 가렵지 않고 반점을 손으로 누르면 피부병일 경우에는 붉은 색이 일시적으로 연하게 되지만 자반일경우에는 색이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혈소판이 감소되는 원인은 매우 많으나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에서처럼 골수에서 혈소판을 정상적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와 어떤 원인으로 혈액내에서 혈소판이 수명을 다 못하고 빨리 파괴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질환을 「원인불명의 자반병」이라한다.
이 질환은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흔하고 감기후에 많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에는 자반뿐아니라 코피가 잘나고 잇몸에서 피가 자주나며 위장관출혈로 대변이 붉고 까맣게 된다. 젊은 여자들에서는 이유없이 갑자기 생리량이 많아져 병원을 찾을 때도 있다.
이러한 자반병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로 쉽게 진단된다. 대개의 경우 약물치료에 좋은효과를 보이며 약물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비장적출 수술로 상당한 성과를 얻을수있다. 이렇게 진단및 치료가 비교적 쉬운 질환인데도 필자의 경험으로는 비극적인 결과로 끝나는 환자들을 종종 보곤한다.
특히 자반병이 심해 출혈의 반복으로 빈혈이 동반되었을때 환자의 모습이 중환자처럼 보이면 백혈병에서도 자반이 나타나므로 환자가족이나 선의의 충고자들(?)이 짧은 지식으로 백혈병이란 진단을 내려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가끔 보게된다. 때로는 의사가 골수검사를 권했을때 골수검사라는 표현자체에 거부반응을 보여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정확한 진단 후에도 며칠 치료를 받다 단시일내에 효과가 없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의 「끈기」 라 할수있다.
이상과 같은 혈소판의 감소없이 자반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예로는 알레르기성 자반병, 노인성 자반병 단순 자반등으로 모두 자반은 나타나지만 헐소판 수는 정상이며 다른 부위에 출혈은 없는것이 특징이다.
◇김박사 약력▲연세의대졸업(62년) ▲뉴욕베스엘병원 내과수련▲뉴욕 갤다그러스머그병원서 혈액학연구▲연세대내과 (71∼75) ▲백병원내과 (75∼77) ▲제일병원 내과과장·연세대외래임상교수(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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