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고석써 [산 시리즈]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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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품이 없어서 웬만한 화가면 할 수 있는 『100인 선집』도 못낸 박고석 화백(66)이 작품 20점을 모아 74년 공간미술관 전시 후 9년만에 서울 현대화랑(20∼26일)에서 개인전을 연다.
격식을 싫어해 전시도록에 평도 실려있지 않다.
당초 계획은 전관을 쓸 예정이었지만 작품이 적어 2층만 쓰기로 했다고.
빌어서라도 전관을 채우려고 했으나 워낙 과작이어서 빌어올 그림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박고석씨는 한국의 산이 좋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산행한다.
산행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꼭 스케치를 해오지만 아무리 스케치를 많이 해도 그리고 싶은 충동이 없으면 끝내 작품은 되지 못한다는 것.
이번에 내놓은 20점의 작품 중에는 몇 번씩 뭉겠다가 살려낸 그림이 많다.
『화강암도 많이 만지면 유방보다 부드러운 독특한 정감이 생긴다』면서 박 화백은 자신의 [산 시리즈]는 이런 맥락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경험을 강조했다.
80년 29회 국전 심사장에서 금품 부조리를 폭로했던 대쪽같은 성품의 소유자-.
1917년 평양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명은 박 요셉, 해방이 되면서 박 화백 자신이 고석이란 이름을 지어서 사용했다.
일본대학예술학부 미술과를 나오고 기조전·모던아트· 구상전 등의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이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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