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9)젊은 장교들, 군의 부패에 반발거세|「4·19혁명」으로 거사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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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휴전이 될 무렵 8기생들은 거의 소령으로 진급돼 있었다. 그러나 휴전후 군의 팽창과장교 소모의 속도가둔화되면서 군내에 진급 정체현장이일게 됐다.
5·16당시 8기생들은 대부분 중령이었고 극소수만이 대령으로 진급돼있었던 사실은 진급의 정체현상을 잘입증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즉,8기는 임관후 세번 진급하여 소령까지올라가는데 4년이 걸렸으나 휴전후 8년이 되는 5?16까지는 한계급만 진급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참군초기에 1년에 두세번씩 뛰어 20대의 장군과 30대참모총장?군사령관이 등장했던 사실과비교할 때 더더욱 대조적이었다. 참군 요원들은 이미 수년씩의 군사경험이 있었는데다 날로 팽창해가는 군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나 8기생들의 입장에서 보면너무나 큰 차이였던 것이다.
그때 8기생들 사이엔 대학입이 이루다시피 됐었다. 낮에는 부대에서 근무하고 밤이면 야간대학에 다니는 것이다. 물론 후방의 도시 근무자에 한한 일이지만 그 수는 상당히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루한 군대생활을 학구열로 치료하려는 의도도작용했을 것이다.
8기생들은 다른 어느 기보다 동기생간의 우애가 두터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소령? 중령시절 육군대학등에 동기생이 입교한다 하면 당시 모두 어려운 사정인데도 주머니 돈을 털어 여비를 만들어 주는등 다른 기에서 볼수없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8기생 간에는 종종 벌어지곤 했었다.
그러는 가운데 자유당집권의 장기학에 따른 각종 부작용이 심해 갔고 군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3·15선거 부정에 군이말려들게 되었고 일부 일부 장교들이이같은 군내현장에노골적인 반발을 보이기도 했었다.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서 젊은 장교에게 쌍이는 것이라곤 욕구 불만밖에없을 정도였다.결국 4·19혁명이 일어나 자유당정권은 무너지게 되었다. 4·19혁명이일어나기 직전,군의 쿠데타 옴모가있었다고 한다. 5·16을 주도했던 8기생 금종비씨가 5·16 직후 AP통신의「진?크레이머」기자와의대담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었다.금씨는 그때『5.16혁명은 이승만대롱령의 실각 직건에 계획되었다가4·19로 불발이 된 군부거사계힉과 맥락을 잇고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것이 소위「5·8계획으로 이것도 당시 부산군수기지사령관 박상희소장을 중심으로 존비됐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송요찬육군참모총장이 60년 5월5일 도미키로 되어 있어 출발3일후인 5월8일 거사한다는 계획이었다.
박소장은 60년2월부터 해운대?동래문전?불국사 등지에서 거사모의를 맸고 혁명군은 영남지역 주둔 병력 5천명을 동원해 서울로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4?19로이계획은 일단 유산된듯 했다.
4·19가 일어나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육목내 장병들에게 금족령이 내려지자 육목에 근무하던 장교들은 비교적 바깥정보가 빨랐던 정보참모부 동기생을 찾는 기회가 많아졌고 이중8기생이 두드러졌다.
당시 육본에는 8기생이 1백20명 정도 근무하고 있었다. 거의 모두중령으로 각 참모부의 핵심 실무자역할을 하고 있을 때었다. 그래서 육본 안에서도 8기생그룹이 만만치가 않은 때였다.
당시만 해도 기별 모임이 있어서이들은 자주 모였으며 평소에도 하루에 한두번씩은 그룹그룹이 육본앞다방에 모여 세상 돝아가는 얘기를나누는등 부산했었다.
4·19직후 군에서도 부패군인은 물러가야 한다는 여론이 슬슬 일어나기시작했다. 이 분위기에 불을 붙인 것은 박정희소장이 참모총장에게 보낸퇴역 건의서였다.
4·19직후 8기생을 중심으로 영관급 장교선에서 정군소리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인 5월2일,군수기지사령관인 박정희소장이 당시 참모총장인송요찬중장에게 3?15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군에서 물러가라고 충고했던 것이다.
박소장은『4·19의 민주적 승리로내의의 박수를 받고 있는 이 시기에부정선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적절하다』 는 내용을 서한으로 보냈던 것이다. 이 서한의 내용이 밖으로 알려져 육본은 물론 전군에 대한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8기생이 주축이되는 소위 정군술동이 박차를 가하게됐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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