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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매식』으로 아침 때운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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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젊은이들 사이에 간편한 「길거리매식」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는 일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아침을 잘먹어야 한다」는 우리의 전통 식사습관은 이제 옛말. 20대의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은 주로 상오8∼9시에 지하철역 구내의 스낵코너를 비릇, 직장부근 간이음식점등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직장이나 학교로 향한다.…○
이같은 현상은 지하철역에 스넥코너가 생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쩍 성행, 새로운 식사습관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통금이 해제된후 「밤거리의 낭만」을 즐기게돤 젊은이들은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져 아침에 늦잠을 자다가 허둥지둥 집에서 뛰어나와 이같은 간단한 식사를 한다.
지난1일 상오8시20분 서울 종각지하철역 스낵코너. 8명의 20대남녀가 둘러앉아 우유·빵·김밥·햄버거등으로 급히 아침식사를 했다.
식물성 밀크와 빵으로 식사를 한 김성준씨(28·신성엔지니어링사원·서울북아현동)는 수개월째 단골손님.
전날밤 술을 마시거나 늦잠을 자면 아침밥맛이 없어 종로2가에 있는 회사에 출근하다 이곳에 들르는 습관이 붙었다.
『입맛이 안당기는 아침식사를 억지로 하는것보다 이곳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는것이 시간절약도 되고 편하다』는 김씨의 말.
경기도의정부시에서 서울 운이동 덕성여대까지 전철로 통학하는 우청숙양(20·사학과 1년)도 학교도서관에 가려고 새벽 일찍 집에서 나와 전철에서 내려 식사하는 습관이 붙었다. 식사비용은 3백∼7백원정도로 싼편.
스낵코너를 이용하는 사람중에는 체중조절을 위해 아침식사를 간단히 때우려는이들도 많다.
박순희양(23·대한방직)은 요즘들어 체중이 자꾸 늘어나 아침을 거르다가 지나친 절식으로 현기증이 나는등 부작용이 일자 출근길에 지하철스낵코너에서 우유·김밥등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다고 했다.
스낵코너 주인 이재기씨(52·여·서울사당동)는 『지난겨울부터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하루 손님 50여명중 80%는 이런 직장손님이라고 했다.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낵코너는 종각역구내의 3곳과 서울역·시청앞 지하철역구내 및 사무실 부근 간이음식점.
이곳의 메뉴래야 햄버거 빵·우유 김밥등 단조롭고 일부 음식은 영양면에서 부실한편.
구청에서 월1회 위생검사를 한다지만 길가에 음식을 노출시키고 있어 불결한 곳도 있다.
회사원 김명철씨(29·서울청량리동)는 『좀더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품의 개발이 아쉽고 위생적으로 처리, 진열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서울명동2가 S스낵코너.
빌딩가의 사무실 부근에 있는 이곳에서는 아침에 직장 젊은이들이 출근길에 햄버거·빵·우유등을 서서 마시거나 빵을 들고 먹으며 사무실로 뛰어가기도 한다.
젊은 직장여성들은 대개 코피에 김밥을 먹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곳의 위생상태는 그리 좋지 않다.
진열대바구니에 쌓여있는 빵은 덮개도 없이 그대로 노출돼 먼지가 쌓이고 있다.
서울서소문동B구멍가게는 사무실이 많은 빌딩가 뒷골목에 있어 아침 저녁으로 요기를 하는 직장인들로 붐비지만 위생제로지대.
김밥·떡등이 상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고 먼지를 막기 위한 덮개는 없다.
한림대학부실 임상영양연구실 전세열실장은 『젊은이들이 구멍가게나 간이식당에서 값싼음식을 즐기는 경향이 있는데 영양면에서나 간염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옮기기 쉽다는데 다소 문제가 있다. 성인병의 우려가 적고 한창 먹어야할 젊은이들은 단백질등이 풍부한 음식을 고르게 섭취하는게 바람직하다』며 『비타민B가 부족한 인스턴트식품보다는 달걀등을 이용한 영양가 있고 위생적인 식품의 개발이 아쉽다』고말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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