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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가 돌아온다 '뭉치자, 2002 4강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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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한축구협회 강신우 기술국장은 26일 "신임 딕 아드보카트(58.네덜란드)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의 일원으로 홍명보 이사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드보카트호 코칭스태프에는 수석코치 핌 베르베크(48.네덜란드), 비디오 분석관 아프신 고트비(40.미국)를 포함해 3명의 2002 월드컵 멤버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신임 홍 코치는 "코치직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수많은 적임자가 있기 때문에 고사해 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요청과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거듭된 설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코치는 27일 코치직 수락에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29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으로 나가 한국에 첫발을 디디는 아드보카트 감독을 맞기로 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23일 협회 대외협력국에 e-메일을 보내 '홍 이사를 대표팀 코치로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베르베크 코치가 홍 이사를 적극 추천했고, 수차례 홍 이사에게 직접 전화를 해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던 홍 신임 코치는 2002 월드컵 당시 주장을 맡아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홍 코치는 잇따른 대표팀의 졸전과 코엘류.본프레레 감독의 경질로 산만해진 후배들을 다독이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축구협회가 현 상황을 타개할 '방패막이'로 쓰기 위해 홍 코치를 끌어들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축구협회는 경기단체로는 처음으로 27일 국회 국정감사를 받는다. 협회는 국감을 하루 앞두고 홍 코치 선임을 발표했다.

홍 코치의 핵심 측근은 "8월 말 본프레레 감독이 해임된 직후부터 협회에서 집요하게 코치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 홍 이사가 계속 고사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과 베르베크 코치까지 나서는 바람에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홍 코치는 최근 축구협회(KFA) 2급 자격증을 취득해 '각급 대표팀이나 대학 이상 성인 팀을 맡으려면 KFA 1급 자격증 또는 아시아축구연맹 A급 자격증을 갖춰야 한다'는 협회 규정에도 미달인 상태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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