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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추행’ 서울대 교수 첫 재판

중앙일보

입력

상습적으로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53)교수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박준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강 교수 측 변호인은 “강 교수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며 깊은 반성과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2008년 범행에 대해서는 당시 뇌 수술을 받아 기억이 불분명한 상태”라며 "현재도 뇌 수술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발작을 일으키고 잠을 못 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교수는 피해자들과 다투기보다는 어떻게 사죄할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강 교수는 재판 내내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강 교수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제자 8명을 11차례에 걸쳐 상습 성추행하고 지난해 7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20대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강 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인 ‘피해자X’ 측은 신분 노출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피해자를 대신해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강 교수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6일 오전 11시 10분 북부지법에서 열린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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