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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유아들 "아빠는 회사가고 신문보는 사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6살 이하의 도시유아들은 대부분 아버지를 회사가는 사람, 일하는 사람, 밥먹는 사람, 신문보는 사람으로 이해하는 반면 농촌에선 밥먹는 사람, 일하는 사람, 경운기모는 사람, 물푸는 사람, 술만 마시는 사람으로 비쳤다. 또 어머니는 밥하고밥주며 업어주는 사람, 집에 있는 사람, 함께 잠을 자는 사람등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 새마을 지도자에 대해서는 놀러가는 사람, 소풍가자는 사람, 운동하자는 사람등으로 알고있다.
이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현재 한국인으로 자라나고 있는 어린세대가 어떠한 성격의 한국인으로 자라나고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섬·농촌·도시지역의 6세이하 유아 1백7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한국인의 초기사회화과정연구』에서 드러난것.
이 연구는 서울대 김신일교수외 7명의 연구자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서울과 농촌 (경북 의성군) 섬지방 (전남신안군)에서 실시, 유아기부터 국민학교 입학전까지의 어린이들이 사회화되는 모습을 밝힌 것이다.
이연구에 따르면 유아들이 할아버지는 술마시는 사람, 나이많은 사람, 담배피우는 사람, 걸음을 천천히 걷는 사람등으로 알고 있었다.
할머니에 대해서도 도시유아들은 시골계시는 사람, 일 안하는 사람, 밥하는 사람, 교회 다니는 사람으로 이해했고 농촌유아들은 밥을짓는 사람, 시장에 가는 사람, 방아찧는 사람, 고추따러가는 사람, 담배 피우고 노는 사람, 아기보는 사람등으로 일상생활과 행동을 연결해 이해하고 있었다.
형에 대해서는 때리는 사람, 나보다 큰 사람, 공부하는 사람, 학교가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동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젖이나 먹고 누워있거나 과자 사달라고 졸라대는 욕심장이로 표현했다.
삼촌은 동거하지 않는 경우 과자 사오는 사람으로 나타났고 동거하는 경우 학교다니는 사람, 일하는 사람등으로 인식했다.
한편 유아자신에 대해서는 놀러가는 사람, 유아원에 다니는 사람, 친구들과 장난하는 사람, 아빠 따라다니는 사람, 아가등으로 알고 있었고 이모와 고모는 잘 구분하지 못했다.
가게주인은 곧바로 과자장사로 이해되었고 군인은 총쏘는 사람, 특히 숨어서 총싸움하는 사람으로 대답했다
경찰관은 대부분이 사람잡아간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너 울면 순경이 잡아간다』는 식의 가르침이 빚어낸 결과로 부모들의 가르침에 개선을 요구하는 대목이었다.
전도사나 목사는 물론 구분을 하지 못했는데 그 역할은 교회다니는 사람, 하느님, 아래 마을교회에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개구리를 잡는 사람인데 서울에서 왔다』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유아도 있었다.
신부에 대해서는 그나마도 모르고 있었고 승려에 대해서는 목탁 두드리는 사람, 비·눈오게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있다.
욕은 대체로 2살때부터 했는데 어른들이 사용하는 욕설과 다름이 없었다.
노래는 『학교종』 『산토끼』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날 보러와요』 『아리송해』등을 부르는 유아들도 상당수있었다.
【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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