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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서 '경찰의 꽃' 총경까지 … 부부 함께 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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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5일 총경 승진대상자로 선발된 구본숙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왼쪽)과 남편인 김성섭 서울청 홍보담당관(총경). 이들은 경찰 창설 이후 첫 순경 출신 총경 부부다. [사진 경찰청]

경찰 창설 이후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나왔다.

 경찰청이 5일 발표한 인사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구본숙(57) 서울 마포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과 그의 남편인 김성섭(58)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총경) 부부 얘기다. 김 총경이 2011년 총경으로 승진한 뒤 구 내정자가 올해 뒤따라 승진한 것이다. 총경은 경찰 11개 계급 중 4번째로 높은 직위로 일선 경찰서의 서장 등을 맡는다. 전체 경찰 인원 중 총경 이상급 간부는 0.5% 정도여서 총경은 ‘경찰의 꽃’이라 불린다.

 구 내정자는 1977년 여경 공채 28기로 순경에 임용됐다. 서울시경 여자형사기동대장, 경기 고양경찰서 경무과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는 서울 마포서 112종합상황실장을 맡아왔다. 경찰청은 “구 내정자가 강신명 경찰청장의 ‘112 개혁’을 일선 현장에서 적극 뒷받침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승진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인 김 총경을 만난 건 구 내정자가 순경 초년병으로 경남도경 민원실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김 총경은 ‘경남전경보’ 기자로 작전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전경이었다. 교제 직후 김 총경 역시 순경으로 경찰이 되며 ‘경찰 커플’이 됐다. 2년 뒤 결혼해 지금까지 30년 넘게 ‘부부 경찰’의 길을 걸어왔다.

 부부는 ‘노력파’였다. 구 내정자는 “순경 때부터 승진 시험을 위해 휴가 때마다 피서지를 집 옆 도서관으로 정해 함께 승진 공부를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김 총경이 승진하면 구 내정자가 뒤따라 승진해왔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순경으로 출발한 경찰관 중 총경으로 승진하는 비율이 적은데,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이 됐다는 게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찰청이 발표한 86명의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 중 순경 공채 등 일반 출신은 26명으로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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