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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2. 80년대 명문고 톱 50 10년 새 60%가 밀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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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0~40년 전 경기고 출신 열 명 중 5,6명은 서울대에 입학했다. '경기고-서울대'의 영문 이니셜인 KS는 SS(서울고-서울대) 등과 함께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명문 엘리트의 상징이었다. KS와 SS 등의 '신화'는 386세대 들어 깨지기 시작했다.

본지 취재팀이 조인스 인물정보에서 뽑은 파워 엘리트 3만1800명을 분석한 결과 1950년대 출생 세대(주로 긴급조치세대) 가운데 7%가 KS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 비율은 386세대에 1.0%, 포스트386세대에 0.7%로 급속히 떨어졌다. SS 출신자의 비율도 같은 기간에 2.7→0.7→0.7%로 감소했다.

지난 40년간 고교의 파워 엘리트 배출 순위는 부침을 거듭했다. 50년 이전 출생세대(주로 6.3세대)에서 긴급조치세대로 넘어오면서 엘리트 배출 상위 50개 고교 가운데 불과 8개 교(16%)만 바뀌었다. 서울의 경기고.서울고.경복고와 함께 경북고.경남고.부산고.광주일고 등 몇몇 지방고교가 20년 이상 상위권을 휩쓸었다.

긴급조치세대에서 고교 평준화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386세대로 바뀌면서 50위 안에 우신고.영동고.여의도고 등 22개 교가 새로 진입했다. 명문고의 44%가 물갈이된 것이다. 부상한 신흥 명문도 대부분 10년을 버티지 못했다. 386세대에서 포스트386세대로 넘어오면서 50위 고교(공동 순위가 많아 학교 수로는 68개 교) 가운데 60%가 바뀌었다. 세대가 바뀔수록 물갈이 속도(16→44→60%)가 빨라진 셈이다.

포스트386세대에 부상한 학교는 대원외고.순천고(공동 1위), 학성고(4위), 단대부고(7위), 달성고(8위), 오성고(11위) 등이다. 주로 특목고와 서울 강남 소재 고교, 비 평균화 지역에 있거나 특성화 교육을 한 지방 고교였다.

연세대 양재진(행정학)교수는 "전통 명문이 쇠락하면서 부상한 신흥 명문이 20여 년 뒤 강한 파워 엘리트 집단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특정 학교 출신의 엘리트 독점구조가 해체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탐사기획팀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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