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수영복, 여름 란제리 잘 팔리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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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은 최저기온이 영하 8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무려 열흘이나 됐다.

그러나 강추위 속에서도 오히려 수영복·썬크림·살충제 같은 여름상품 매출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달(지난해 10월 24일~11월 21일)을 피한 ‘겨울 결혼’이 몰리면서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 신혼여행도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윤달은 ‘귀신이 하늘로 올라가는 달’이라 조상님의 음덕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 탓에 사람들이 결혼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윤달 이후 12월 말까지 허니문 여행상품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예식장도 호텔의 경우 1월까지 예약이 마감된 곳이 많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윤달 효과로 대형 마트들도 한 겨울에 때아닌 여름상품 특수를 누리게 됐다.

실제 롯데마트에서는 짖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영복이 7.8%, 물안경·스노클링 등 수중 스포츠용품이 19.9% 더 많이 팔렸다. 여름철 야외 활동에 필요한 썬크림(11.4%), 여성용면도기(10.3%)은 물론 모기 등을 쫓는 살충제 매출도 81.3%나 늘었다. 신혼여행 관련 상품인 실크 란제리는 38.4%, 커플 잠옷은 25.3% 매출이 증가해 같은 기간 겨울내복의 매출 신장률(17.5%)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밖에 여행용 소품가방은 5배 이상, 여행용 파우치도 2배 이상 많이 팔렸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가 결혼에 길하다는 쌍춘년으로 알려지면서 결혼은 물론 가족단위 해외여행 수요도 많아 오는 2월 말까지 여름상품 특수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장은 “30개 점표에서 수영복·비치가방 등 여름스포츠 용품을 최대 30% 할인하고 여행 티켓을 보여주면 추가로 10%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이번 특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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