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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목사 정신병의 신앙치료에 의견상반|서울의대 이부영·김진욱교수 성직자대상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서울근교와 전국 곳곳에 산재한 수많은 기독교 기도원들의 상당수가 정신질환자를 비롯한 각종난치병환자들로 들끓는다.
이들 기도원은 정신환자들을 별도로 격리수용하기까지 홈으로써 최근의 정신질환급증현상을 따라 크게 번진 무허가 정신환자수용소와 함께 또하나의 무허 정신병자수용소가 되고 있는것이다.
기도원들의 정신질환자수용은 일부 오도된 치병성령운동의 하나이기도하다.
한국기독교의 놀라운 교세성장에 크게 일조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한 신앙요법의 질병치유을 중요내용으로한 성령운동과 신유집회-.
성령운동 중심의 기독교정신병치유문제는 이미 일부신학자들의 부정적인 호된 비판을 받기도했다.
더우기 서울대의대 이부영·김진욱교수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의 정신병치유에 대한 신부와 목사의 견해가 다같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기독교성직자이면서도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서울시내 기독교성직자 1백31명(목사1백3명, 신부28명)을 대상으로한 이 설문조사의 결과는 정신병관부터가 목자들은『마귀에 들린것』이라는데 반해 신부들은『심리적 갈등』이 주요원인이라는 의사와 동일한 견해를 보였다.
따라서 치료방법도 목사들은 신앙요법을 우선시 했고, 신부들은 현대 의학적방법에 절대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반응은 목사들의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이「성경」중심인데 비해 신부들은 매스컴·강좌·의학상식등을 통해 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경」은『귀신들린자를 많이 데리고와서 예수께서 말씀으로 귀신을 쫓아 내셨다』(마태복음8장16절)는 등의 기록을 통해 정신환자를「귀신 들린자」로 표현 하고있다.
그러니까 귀신이 나가면 그 환자는 온전한 사람으로 즉각 정상의 정신이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일부 성경기록을 그대로 수용한 개신교 목사들은『악령들이 자기들의 때가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 최후 발악하면서 선택된자라도 미혹할수만 있으면 미혹하려하고 부흥회·산상기도회등에까지도 숨어들어와 신자들을 농락, 정신이상을 일으키게한다』고 설파한다.
이같은 사례가 크게 번짐으로써 심령·성렴등의 이름을 붙인 많은 기독교부흥운동이 문제화 되고 있는것이다.
이교수·김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정신이상의 원인을 목사들은『악령이 들렸기 때문』(84%)이라고 보는데 반해 신부들은 전혀『악령과는 무관하다』(1백%)고 응답했다.
『가족중 한사람이 정신질환이면 어떻게 할것인가』라는 설문에 대한 반응은 신부가 정신의학치료(80%)를,목사는 신앙치로(65%)를 택했다.
신앙치료의 성행이유를 목사는『의학치료보다 효과가 좋기때문』(25%)이라고 응답했지만 신부는『교회가 신앙치료를 교세확장의 한수단으로 삼기때문』(50%)이라고 보았다.
또 목사들은 신앙치료가 성령운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응답한 반면 신부들은 신앙치료와 성령운동은 본질적으로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같은 성직자들의 응답은 치병의 열기에 가득찬 일부 성령운동이 교세확장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공인했다고 볼 수 있다.
육신신앙(할례)-양심신앙(물세레)-신녕신앙(성령세레)으로 성장하는 기독교 신앙발전에서 최고위치를 차지하는 성령이 본질을 이탈, 한낱 샤머니즘적인 치병술로 오용되는 사태는 시급히 시정돼야 할 한국기독교의 당면과제임에 틀없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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