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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인신 공격 않겠다” 클린선거 5계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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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문재인 후보가 3일 제주도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과 당원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박 후보는 “집권을 위해서라도 당 대표와 대권 후보는 분리돼야 한다”며 문 후보를 압박했다. 4일 문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 후보에 대한 인신 비방을 하지 않겠다”는 ‘클린선거 오계’를 발표했다. [제주=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의원이 4일 ‘클린선거 오계(五戒)’란 보도자료를 냈다. 문 의원은 “우리는 경쟁자 이전에 동지이며 경쟁이 끝나고도 동지”라며 ▶경쟁 후보 인신공격 하지 않기 ▶경쟁 상대 이야기 대신 자신의 비전·정책 발표하기 ▶공정 경쟁(페어플레이) 원칙 지키기 ▶후보자 간 오해는 바로 풀기 ▶선거가 끝나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과정에서부터 노력하기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특히 그는 “1971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한 김영삼 후보는 ‘김대중 후보를 무동 태워 전국을 돌면서 반드시 당선시키겠다’고 했다”며 이를 ‘야당사의 위대한 장면’으로 꼽았다. 이어 “경쟁은 치열하나 깨끗하게, 단합은 뜨겁고 분명하게 할 때 정통 야당의 저력이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향한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여타 후보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3일 제주도당 합동간담회에서 “부산에서의 총선 불출마는 ‘노무현의 길’이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종로에 당선될 수 있는 것을 알면서도 부산을 지키러 갔다”고 문 의원을 비판했다. “부산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되더라도 문 의원이 부산에 나가서 승리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었다. 박 의원은 4일에도 “집권을 위해 당 대표와 대통령선거 후보는 분리돼야 한다”며 “당 대표를 2년 한 뒤 3년 후 다시 대선 후보를 해도 되지 않느냐며 한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문 의원을 겨냥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박주선 의원도 이날 “문 의원이 진정으로 당을 살리고 계파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 대표 출마를 포기하든가 아니면 2017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결단을 내리라”고 공격했다.

 한편 박지원·문재인 의원은 4일 하루 동안 지방 일정을 줄이는 대신 7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컷오프)의 선거인단을 향해 ‘전화 유세전’을 벌였다. 국회의원과 상임고문, 당 소속 시장·도지사 등으로 구성된 378명의 예비경선 선거인단은 7일 당 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자 5명 중에서 3명을 추려낸다. 승패를 결정짓는 본선은 아니지만 문·박 두 의원에겐 1, 2위 경쟁에 자존심이 걸렸다. 박주선·이인영·조경태(기호 순) 의원도 각각 ‘계파 아닌 국민과 당원을 위한 당’ ‘밑바닥으로부터의 변화와 바람’ ‘세대교체, 문턱이 없는 당’을 구호로 내세워 ‘빅2’를 뺀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지상·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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