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365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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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개월된 아기가 물체를 가지고 노는 것은 7개월때 보다는 더욱 세련되어서 손에쥔 물체는 손안에서 손끝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이동되어 손기능의 발달이 어떻게 진보되는가를 잘 관찰할 수 있다.
8개월 때 지각발달에 특징적인 것은 특별히 새로운 능력이 획득되기보다는 아기의 직접적인 환경에서 일어나는 일, 예컨대 커튼을 움직여서 그림자 놀이를 하는 것과 같은 소소한 것에 대한 아기의 관심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서 아기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 행동발달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발달시기인 8개월을 전후하여 관찰되는 사실은 아기가 낯선 사람에 대해서 대단히 수줍음을 타거나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이때 아기는 자기를 사랑하고 잘 아는 사람과 처음 보거나 가끔 보는 사람과를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아기는 더 이상 아무에게나 안기거나 하지않으며 낯선이를 보면 자기를 만지지 못하게 하며 울기도 한다. 즉 이 시기는 낯가림이 시작되는 시기다.
그런데 낯가림에 대한 학자들의 이론적 주장은 다양하다. 낯선 얼굴과 익숙한 얼굴을 구별하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안기는 것은 신경학적으로 병리적인 원인에서라고 보는 이도 있고, 너무 낯을 가리는 것은 부모 특히 어머니와의 지나친 접촉에 의한 결과라고 보는 이도 있으며, 병리적 현상이 없더라도 고아원등의 시설에서 자란 아기는 접촉자극이 결손되었기 때문에 낯가림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즉 누구에게나 무반응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8개월에 주의해서 관찰해야 할 행동으로는 ①눈앞에서 방금 사라진 물체를 찾지 않거나 ②누워있을 때 전혀 뒤집지 못하거나 ③누워 있을 때 손으로 무릎을 만지거나 발을 만지지 않고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것으로서, 이러한 경우에는 소아과 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좋다.
김경희<연세대·아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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