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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내 이력서…마음가짐 따라 비호감도 호감 되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람은 생긴 대로 사는 걸까요, 사는 대로 생기는 걸까요. 엑소의 인상을 봐준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교수는 국내 1호 인상학 박사입니다. ‘얼굴경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얼굴경영학과를 개설해 ‘인상’을 ‘인상학’이라는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그는 ‘생긴 대로 산다’는 운명론적 관점을 뒤집어 ‘사는 대로 생긴다’는 개척론적 관점에서의 인상학을 말합니다.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면 인상이 바뀌고, 인상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좋은 인상 만드는 법을 들어봤습니다.

―관상은 미신 아닌가.

“관상을 보아 언제 죽는다, 몇 살까지 산다고 하는 건 미신이다. 옛날엔 무속인이 의사의 역할을 맡았다. 병자가 살 것인지 죽을 것인지가 무당의 입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의술이 발달된 오늘날엔 몸 관리와 건강검진을 통해 수명을 연장한다. 그러니 관상으로 길흉화복을 예측해봐야 틀릴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의 생각이 그대로 근육에 나타나 얼굴 표정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인상에 나타난 그 사람의 기질이나 성격은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인상은 얼마든 변할 수 있으므로 소위 ‘관상’에 완전히 빠져들거나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인상도 바뀌나.

“그렇다. 비호감도 노력하면 호감으로 바뀔 수 있다. 호감이던 사람도 마음의 인상을 쥐어짜면 보기 싫은 얼굴이 된다. 미운 사람은 성공도 피해서 간다. 그리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심상(마음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 언상(말하는 모습)과 목소리, 말하는 자세나 눈빛도 중요하다. 눈빛이 웃고 있다거나, 웃을 때 모습이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면 그와 헤어지고 나서도 그 사람을 떠올리고 사랑하게 된다. 아무리 잘생긴 연예인이라 해도 도박이나 마약을 하거나 음주운전에 거짓말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게 되고 출연금지도 당하지 않나.”

―화상으로 얼굴에 흉터가 생겼다거나 하면 인상도 나빠지는 건가.

“미국의 보험왕 중 남들은 5분 만에 말할 걸 30분 걸려 얘기하는 아주 심한 말더듬이가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만났다 하면 그에게 보험을 든다. 사람들은 소위 말 잘하는 보험 판매원은 자기를 속여먹고 실적만 챙길까 여겨 기피하는데, 이렇게 심한 말더듬이가 어떻게 나를 속이겠냐고 생각하며 천천히 들어주다 보니 그 보험이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확신이 생겨 서명을 한다는 것이다. 비록 고치기 어려운 상처가 났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전화위복이라고, 더욱 호감의 대상이 되어 사람들의 인정도 받을 수 있다.”

―그럼 관상은 재미로 보는 건가.

“관상에 기질이 나타나되 언제든 변할 수 있으니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단순히 재미라고 가벼이 여길 건 아니다.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해야 좋은 인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얼굴에는 무엇이 나타나는가.

“어떤 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도배하고, 어떤 이는 진한 화장으로 무리해서 자신만 돋보이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상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어떤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얼굴에 나타나므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곧 인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몸도 건강하게 관리해야 한다.”

―얼굴에서 건강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예를 들어 눈의 흰자에 하얗고 누런 반점이 있거나, 눈에 핏발이 서고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있다면 건강한 게 아니다. 인상학에서는 피부색과 피부탄력을 평생의 빈부를 보는 제1의 자리로 치는데, 몸과 마음이 건강해서 즐거운 일이 많고 사회적 관계가 원만해야 윤이 나고 탄력이 생긴다. ‘속이 상한다’는 표현은 말 그대로 몸 안의 장기가 성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고민이 생기면 얼굴색부터 어두워진다. 웃을 일이 많으면 얼굴에 탄력이 붙고, 반대로 찌푸리면 처지게 되어 인상도 나빠진다.”

―어떤 인상이 좋은 인상인가.

“신뢰가 가는 좋은 인상의 특징으로는 먼저 양쪽 눈썹이 처지지 않고 입가에 미소가 번져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평소 웃는 습관을 가지면 광대뼈 근육이 발달해 예쁘게 튀어나온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어금니를 악 깨물면서도 웃으며 인내를 잘했던 사람은 뺨에 탄력이 있어 푹 꺼지지 않고 통통하다. 반대로 인상을 자주 찌푸려 눈썹이 처진 사람은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 이러한 얼굴 표정은 태어나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웃고, 화내고, 심각한, 사랑스런 표정 등을 자신의 의지대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모양, 즉 ‘언상’은 어떻게 보나.

“말을 할 때도 노래 부르듯 경쾌하게 발음하는 사람이 있고, 화가 난 듯 어금니로 꼭꼭 씹으며 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에 호감이 가겠나. 유머 감각을 갖추고 칭찬을 많이 하며 실현 가능한 말을 하는 사람의 말이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겠나. 목소리는 그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아랫배에서 나오는 소리가 좋다. 기어들어가는 자신감 없는 목소리는 나약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사색할 때는 숨소리조차 낮추는 등 상황에 따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인상을 만들려면.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습관적으로 짓는 표정과 마음가짐이 얼굴에 차곡차곡 반영되기 때문에 얼굴은 자신의 이력서가 된다. 어려서부터 ‘잘한다’‘사랑한다’고 칭찬을 받거나, 안 되면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라도 칭찬하면 좋은 인상을 만들 수 있다. 자기가 자기를 귀하게 여겨야 남도 나를 귀하게 여긴다.”

―구체적인 인상관리법은.

“하루의 얼굴은 전날 밤 만들어진다. 푹 자고 일어나면 얼굴에 쾌청한 기운이 감돈다. 반면 고민거리를 해결하지 못해 잠을 설친 얼굴엔 구름이 낀다. 혹시 미워하는 사람, 께름칙한 일이 있다면 잠들기 전에 명상으로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 미운 사람을 떠올리고 그 이유를 생각해본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가능한 미움을 지운다. 가령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았다면 ‘더 나쁜 일이 생길 걸 이걸로 액땜했다’고 생각하자. 긍정적인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얼굴은 빛날 것이다.”

글=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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