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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생활자들의 빗나간「한탕심리」…거액 공금횡령이 잦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자신이 몸담고있는 회사의 공금을 챙겨 달아나는 이른바 「먹튀」(먹고튄다)형의 범죄가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다. 「먹튀」의 주인공은 대부분 금융회사나 일반회사의 경리·수금사원들로 현금을 다루는 직책을 맡고 있다. 거액을 횡령하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같은 현장은 최근의 부동산투기처럼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바라지 않고 한판승부로 치부하려는 사회분위기의 한단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각계에서는 한탕주의 등 사회병리의 소산이라고 개탄하고 있다.

<사례1>
서울중부경찰서는 14일 거액의 회사공금을 챙겨 달아난 서울모회사경리과 최병주대리(31)를 업무상 횡령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7윌 회사의 어음매입자금 5천만원을 중간에서 빼돌린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잠적했는데 최근 회사에 대금결제를 요구하는 업체가 부쩍 늘어 경찰은 최씨의 횡령액수가 억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수배중이다.
최씨는 회사간부들의 신임이 두터운 것을 이용, 회사 경리문제를 거의 혼자 도맡다시피 하면서 지급결재가 끝난 서류를 지워 미결된 것처럼 다시 꾸며 공금을 빼내 쓰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회사 거래은행에 자기명의의 통장을 별도로 두어 회사돈을 자기통장에 입금시킨 뒤 증권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최씨는 지난해 12윌 회사의 자체감사결과 일부 부정이 드러나 면직됐다가 최근 거액 횡령사실이 드러나 수사에 나서자 지난 1월31일 잠적했다.
최씨는 지난달 4일 경기도안성군 고향에 들러 가족들에게 『회사돈 몇 억원을 횡령해 도망다닌다』고 말한 뒤 잠적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대전 D상고를 졸업, 이 회사에서만 10년 근무했다.
한편 최씨 입사당시 재정보증인인 최씨의 이모부는 5천만원짜리 집 등을 회사측으로부터 가압류 당했다.

<사례2>
서울영등포경찰서는 13일 보험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2천5백여만원을 회사에 입금시키지않고 가로챈 한국화재보험협회 계약담당직원 이혁재씨(33·서울화곡동478)와 경리부 정산담당직원 김기환씨(21·서울오류2동145)등 2명을 업무상횡령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해 6윌 보험계약을 맺은 봉천 중앙시장의 보험료 2백87만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영수증만 떼어주는 방법으로 가로채는 등 지난해 10윌 까지 7차례에 걸쳐 보험료 1천1백15만여원을 횡령한 혐의다.
이씨는 또 김씨와 짜고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강서병원의 보험료 38만여원등 14차례에 걸쳐 1천4백66만여원을 가로채 이 가운데 5백만원을 김씨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가로챘다.
이씨등은 봉천시장 등 가입자들이 소방검사를 받게되어 보험료 납부를 회사측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나 회사의 고발로 검거됐다.

<사례3>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7일이혁용씨(24·서울충정로미동아파트203호)를 업무상횡령혐의로 구속했다.
서전기업총무과사원인 이씨는 지난1월초부터 2월중순조사에 회사거래선에 지불해야 할 계약금·어음 등 7백만원의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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