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북한 가시면 김정은 잘 설득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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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큰절로 세배했다. [사진 김대중평화센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북한에 가시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잘 설득해 남북 긴장완화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해 주시라.”

▶이희호 여사=“올 5월께 북한에 가려고 한다.”

 새해 첫날 김 대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 여사의 서울 동교동 자택을 예방했다. 이날 오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 연설 내용이 알려진 직후였다. 한복을 입은 김 대표는 한복 차림의 이 여사에게 세배도 했다. 김 대표가 이 여사를 예방한 것은 처음이다. 이 여사는 이화여대 후배인 김 대표 누나(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안부도 물으며 반가워했다.

김 대표는 오전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 김 대표는 “건국 대통령이고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다”며 “다들 다른 묘소는 참배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외면해 왔는데 역사적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제일 먼저 참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영삼·전두환·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도 방문해 새해 인사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폐렴으로 오랫동안 투병 중인 상태다. 김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께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계속 상도동 자택에 누워 계셨다”고 전했다. 상도동 자택에선 요즘 껄끄러운 관계인 서청원 최고위원과도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에선 떡국으로 오찬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한 당원인데 김 대표가 요새 힘들지”라며 최근 친박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당내 상황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원래 시끄러운 거란 김 대표의 말이 맞다. 김 대표는 경험이 많아 잘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을 찾은 김 대표에게 “여야가 안 싸워서 좋다. 정치권은 가급적 다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하루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들르고, 병세가 위중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뺀 나머지 전직 대통령들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봉하마을을 찾겠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뜻도 밝혔다.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열린 새누리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대표는 ‘임중도원(任重道遠·등에 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이라는 말로 현 상황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하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의 철저한 개혁 정신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구국융성, 역지사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세 마음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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