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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된 황새, 9월 충남예산에 첫 야생방사

중앙일보

입력

1994년 한반도에서 멸종된 황새가 인공 증식 작업을 거쳐 충남 예산에서 야생방사된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일 교원대 황새공원에서 기른 황새 8마리를 오는 9월 충남 예산군 광시면 예산황새마을 인근 습지에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먹이를 주는 등 인공으로 번식한 황새가 자연에 방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황새 6마리는 예산황새마을에서 자연환경 적응을 위한 비행·사냥 훈련을 받고 있다. 나머지 2마리는 부부 황새다. 내년 3월께 새끼를 낳게 되면 2~4마리 되는 새끼와 함께 스스로 살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예산황새마을 인근에 6만6000㎡ 크기의 습지를 조성했다. 이곳에 붕어·미꾸라와 배스 치어 등을 풀어 방사된 황새가 사냥할 수 있도록 꾸며놨다. 또 120㏊ 규모의 농경지는 황새가 서식할 수 있게끔 농약을 치지 않는 등 복원 작업을 했다.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63) 교수는 “10월까지 인근 습지와 예당저수지 등에 머물다 날이 추워지면 충남 서산과 경남·일본 등으로 남하하면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봄 한반도에서 이들 황새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텃새인 황새(천연기념물 199호)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한 쌍이 발견된 뒤 1994년 완전 멸종됐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부터 최근까지 학교 근처 논에서 인공증식 시설을 운영했다. 이후 황새 증식 작업도 벌여 현재까지 157마리까지 개체 수를 늘렸다. 이중 60마리를 지난해 예산황새공원에 기탁했다.

한편 지난해 4월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을 탈출한 황새 ‘미호’는 7개월 뒤 경남 하동군에서 발견됐다. 일본·러시아 등에서 날아온 황새 3마리와 이곳에 머물던 미호는 현재 일본으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교원대는 번식했던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황새의 특성을 고려해 7m 높이의 둥지탑을 만들어 놓고 미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사진=지난해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탈출황새 ‘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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