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OB 베어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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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해외전지훈련을 실시한 팀이 원년의 패자 OB베어즈다. 끈기의 상징인 곰처럼 착실하고 조용히 팀웍을 다진 것이다.
지난 1월30일 자유중국으로 떠난 후 34일간 정상을 지키기 위한 혹독한 훈련을 쌓았다. 자유중국(1월30∼2월23일)에서 기초체력과 전반적인 팀수비와 개인연습을 한 후 일본(2월23∼3월4일)에서는 마무리훈련으로 최종점검을 끝냈다.
2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것도 OB뿐이다. 자유중국 까오슝에서 OB가한 훈련은 2단계. 1단계(1월30∼2월12일)는 러닝과 유연체조로 몸을 풀고 팀플레이와 내외야 노크로 오전훈련을 마감했다. 하오2시부터는 본격적인 프리배팅. 한선수가 1백개의 공을 때렸다.
힘좋은 윤동균과 김유동도 초주검이 될만큼 쉴새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평균23도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선수들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버렸다.
2단계(2월13∼23일)는 전선수를 정규수비위치에 세워놓고 김영덕감독과 김성근·이광환코치가 배팅을 잔인하게 몰아붙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 9연패를 이룩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출신의 스타「도이·쇼오조」씨(41)를 2월1일부터 7일간 객원코치로 초빙, 차원높은 기술과 함께 선수개인의 장단점을 찾아 이를 보완하는 특별훈련까지 받았다.「도이」씨는 65년부터 73년까지 오우세이지,「나가시마」와 함께 요미우리 자이언츠 9연패를 이룩했던 명2루수.
지난달 23일 일본으로 자리를 옮겨 미야자끼에 2번째 스프링캠프를 설치한 OB는 컨디션조절과 마무리훈련, 그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훈련과정을 지켜보며 팀웍을 재정비했다.
숙소인 다찌바나호텔에서 버스로 30여분 걸리는 다노쬬구장이 훈련장. 마무리훈련은 러닝이 전체훈련의 70%다. 틈만나면 가벼운 체조가 곁들인 러닝이고 자유중국에서 다듬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래서 전선수의 컨디션은 시즌오픈까지를 1백%로 잡는다면 70%까지 완성됐다.
6개구단중 가장 안정된 마운드와 견고한 수비로 흠잡을 수 없는 차돌같은 팀웍의 OB지만 지나칠 정도로 엄살이 심하다.
김영덕감독도『올해는 4∼5위밖에 할 수 없는 전력』이라고 연막을 피운다.
타순은 3번 윤동균, 4번 김우열, 5번 신경식으로 부동의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해놓았다. 그러나 1번으로 나설 구천서가 이상이 생기면 작년 코리언 시리즈와 같이 윤이 1번으로 나서고 신경직·김우열·김유동을 3·4·5번으로 내놓다는 것이 김감독의 말이다.
수비는 1루수 신경직, 유격수 유지환, 우익수 윤동균이 부동이다.
2루수는 구천서·김광수, 좌익수는 김유동·정혁진이 경합하고있다.
신인 한대화는 양세종의 컨디션에 따라 3루수나 유격수로 기용될 전망이고 좌완 박종훈은 중견수로 예상하고 있으나 수비와 타격에서 이근식에 뒤져 베스트9의 데드라인에 서있는 상태.
경이의 22연승을 올렸던 박철순은 지난달 20일 자유중국 훈련을 끝내고 미국의 짐정리를 위해 바로 미국으로 떠나 일본 훈련에는 불참했다.
완투능력이 있는 선발요원으로는 스피드가 크게 좋아진 계천철과 선우대영, 그리고 신인 정선두가 꼽힌다.
가장 짭짤한 훈련을 한 OB가 2연패의 위업을 이룰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야자끼(일본)=조인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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