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단에 「무크시대」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우리 문단에 무크(부정기간행물)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의 두 계간문예지로 집약되었던 문학의 조류가 그것이 없어짐으로써 혼란을 겪다가 이제 다양한 목소리로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크의 본격 태두는 창비·문지 이 후에 나온 무크 「실천문학」「우리세태의 문학」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도 자극받았다.
지금 마련되고 있는 무크는 시인 조태일씨가 준비하고 있는 「시인」, 시인 장석주씨 등이 준비하는 「언어의 세계」, 시인 김정환씨 중심의 「공동체 문화」. 평론가 김치수·이재선씨의 「살아있는 소설」, 평론가 김현씨의 「살아 있는 시들」, 그리고 젊은 작가들이 중심이 될 「내일의 한국작가」 등이다. 이밖에도 실천문학에서 르포 무크를 계획하고 있다.
시인 조태일씨가 준비하는 「시인」은 3월말께 첫호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인」은 첫호에 신경림 하종오 김준봉 최승자씨 등 시인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싣고 「70년대를 정리하고 80년대를 모색하는 시」의 특집을 낼 생각이다.
「시인」의 특징은 시가 기교에 앞서서 대중과 멀어져 가는 것을 경계하고 시가「메마르지 않고 포동포동하게 살이 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품의 성격을 규정짓지 않고 다양한 성격의 시를 포용할 예정이다. 또 한시인의 작품을 5∼10편씩 집중적으로 실음으로써 그의 역량과 면모를 추적하겠다는 것.
「언어의 세계」는 시의 본질적인 측면 즉 언이와 상상력 쪽에 관심을 둔 사람들이 모였다. 장석주·홍영철·김혜순씨 등이 등인. 제1집을 3월중순에 내게되며 6개월에 한번 꼴로 계속할 생각이다. 「언어의 세계」는 시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시·소설 주제평론도 실음으로써 종합지적 성격을 지향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미술 등 예술전반에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살아있는 시들」은 김인씨가 지난 6개월동안 발표된 시들을 엄선하여 시평과 함께 내놓는 방식이다. 3월말에 1집이 나온다. 「살아있는 시들」은 한기간의 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독자들에게 최근 시에 대한 시각을 제공하게 된다.
「살아있는 소설」도 비슷한 무크. 최근의 소설작품에 대해 김치수·이재수씨가 각각 평론을 실어 두개의 시각을 보여준다.
「내일의 한국작가」는 신인들을 중심으로 만들 예정. 「작가」동이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환씨가 준비하고 있는 「공동체문화」(아직 이름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우리사회에 공동체의 개념이 없어져가고 있는 것에 대한 눈뜸이다. 마당극·탈춤과 같은 문화를 소개하면서 나아가서는 미래지향적인 공동체의 창조에 기여하려는 것이다.
제1집에는 「공동체 문학운동」이라는 특집을 꾸미게 된다. 5월중에 나올 예정으로 지금 준비작업이 한참이다.
윤재걸·이태호씨 등이 생각하는 르포 무크는 르포가 현장성 있는 문학의 영역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