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수로 계산해본 각국의 수준| 정보화 사회 한국은 아직 걸음마단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현대를 일컬어 정보화사회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보화사회는 생활 중에 컴퓨터가 들어오는 정도로 해석되지만 과학적으로 보는 정보화 사회는 어느 집단의 정보화지수가 높을수록 그 사회를 정보화 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정보화 되어 있을까.
과학기술원 전산센터 이기식 전산응용연구실장팀은 사회의 정보화 정도를 지수로 표현, 각국과의 비교를 통해 앞으로의 성장방향을 밝혔다.
정보화지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새로운 척도로 사회 발전과 직결되는 것이다.
외국의 최근 각종 지수를 얻는 것이 어려워 75년을 기준으로 비교하고 우리 나라의 경우 80년치까지 계산해 봤다. 때문에 지수가 현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국내의 정보화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정보화지수는 인간사회를 하나의 통신시스템으로 보고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평가 비교하는 방법. 일본이 개발한 공식은 4개의 요소를 포함, 계산하게 된다. 계산요소에는 ①정보량 ②정보장비율 ③통신주체수 ④개인의 의식주체와 소비활동 등이 기초가 된다.
정보량의 계산은 ▲1인당 연간우편수 ▲l인당 연간통화수 ▲l백인당 신문판매부수 ▲l만인당 연간 서적발행수 ▲인구밀도 등을 기초로 산출해낸다.
정보장비율은 ▲1백인당 전화대수 ▲1백인당 TV대수 ▲1백만명당 범용컴퓨터대수 등의 측정을 통해 얻어진다.
통신 주체수의 파악을 위해서는 ▲취업인구 중 3차산업종사자 수와 인구1백인당 대학재학자수를 자료로 하며 개인의 정보관련소비는 정보계수로 나타내는데 이 계수는 개인의 소비지출 중 식료·의류·주거비를 제외한 교통·통신비, 유흥오락비 등의 잡비지출의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4가지 측면의 자료를 분석한 후 한국의 75년도를 기준연도로해서 지수를 1백으로 잡아 외국과 비교했다.
우리 나라는 75년도에 1인당 우편통수 20통이었고 연간 통화수는 적었다. 80년에는 우편통수는 20, 통화수는 2백38이었다. 정보장비율은 75년에 l백인당 전화기가 4대, TV가 5대였으며 컴퓨터는 1백만명당 2.6대였다.
80년에는 전화기가 9대, TV는 18대, 컴퓨터는 11대로 급증했다. 정보개수는 75년에 27.1%에서 80년에는 30.8%로 늘었다.
이 같은 자료를 환산방법에 따라 계산해낸 정보화지수가 80년도에 l백90으로, 5년간 90이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75년에 우편통수 4백21, 연간 통화수 9백58, 1백명당 전화대수 68, 컴퓨터 3백36대 정보계수 46%로 지수가 1천6백11로 우리 나라 75년대비 16배나 된다.
일본은 75년도에 우편통수 1백20, 연간통화 4백12, 1백인당 전화대수 38, 컴퓨터 2백92, 정보계수 35%로 정보화지수가 l천2백2로 나타나 역시 75년대비 12배에 이른다.
같은 자료에 의해 분석된 주요국가의 75년도 정보화지수를 보면 영국 7백25, 서독 9백28, 프랑스 8백10, 대만 1백38이었다.
이런 정보화지수는 국민총생산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 정보화가 국민생활수준과 직결되는 것임을 보여줬다.
여기서 특기할 점은 일본의 급속한 성장이다. 일본은 65년 정보화지수 2백23에서 10년만에 거의 6배에 이르는 l천2백2까지 올라섰는데 이는 경제발전과 정보화 사회가 상호 상승작용을 가져온 결과로 분석되고있다.
우리 나라는 65년에 48이었던 지수가 75년에 1백, 80년도에 l백90으로 75년 이후 성장속도가 어느 정도 빨라지고는 있다.
사회의 정보화에 있어 선도적 기능을 하는 것은 정보장비율로 70년도 국내의 정보장비율은 33이었으나 80년에는 10배 이상 늘어난 3백74였다. 국내의 정보화 성장은 이 점에서 정보장비의 확대가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정보장비의 확대가 가장 절실하며 세계적인 추세도 마찬가지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정보장비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컴퓨터의 이용과 보급이다. 이것이 정보화의 원동력임은 일본의 예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컴퓨터 보급률은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80년도 우리 나라는 1백만명당 14대(82년은 20대)였으나 대만은 36대, 브라질은 20대로 개발도상국 가운데는 우리가 많이 처진다. 이것은 아직 우리 사회가 컴퓨터를 대량 수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 밖에 연구팀은 80년대에 실현될 분야별 정보화기술을 전망했다. (도표참조)
행정·통신·생산·생활 등에서 나타날 정보화기술은 미래의 정보사회를 그려볼 수 있게 한다.
특히 통신분야는 가정에 정보혁명을 일으켜 급속히 정보사회를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비디오텍스로 가정에 필요한 각종 정보가 화상으로 직접 전달된다.
어쨌든 80년대 우리 나라의 정보화 수준은 컴퓨터의 보급확대와 과감한 통신분야의 정부투자(83년 1조2천9백억원)로 정보화지수가 급상승세를 나타낼 것을 보인다. <장재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