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색다방 여대생·남자가 차나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다방종업원이 모두 아르바아트 여대생인가하면 청바지를 입은 남자들만 차를 나르는 「청바지 다방」들이 요즈음 부쩍 늘고 있다.
청바지 다방들은 사방의 벽에 그림을 걸어놓고 그림매매까지 하는 화랑을 겸하기도 하고 통나무와 물레방아·정글 등 젊은이의 취향에 맞는 독특한 장식으로 다방가에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올겨울 방학들어 여대생들이 차를 나르는 다방이 부쩍 늘어 서울 명동·충무로의 10여곳, 종로·광화문의 10여곳, 기타 신촌의 대학가 등에 눈에 뛴다.
여대생들은 서투른 솜씨로 손님시중을 들지만 다방분위기는 한결 밝고 건전하다. 다방종업원은 이제 여대생들의 새로운 아르바이트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남자들이 서비스하는 다방의 경우 고객의 70∼80%는 여자들이라는 것도 한 특징.

<여대생고용 다방>
서울 신문로1가 N다방. 종업원은 6명의 여대생뿐이다. 근무시간은 상오 10시∼하오 9시30분으로 3명씩 하루 교대로 서비스한다. 음악 DJ에서부터 카운터까지 모두 여대생이 맡고있다.
사면의 벽에는 동양화와 도자기가 가득차 있고 음악은 언제나 클래식-.
청바지차림에 앞치마를 두른 여대생들이 차를 나르고 있다.
17년간 보험회사에 근무하다 이 다방을 인수, 지난 8일 신장 개업한 주인 박모씨(44) 는 다방을 화랑도 겸해 품위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나.
여대생들은 S여대·H대 학생들로 월보수는 7만원 내외.
아르바이트가 처음이라는 이 다방 하모양(21·H대 2년)은 『술취한 손님들을 대하기가 어려웠으나 분위기 개선에 노력해 이제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주인 박씨는 술취한 손님과는 응대하지 말것, 손님자리에 앉지 말것등 철저한 사전교육을 시켰다. 대학이 개학하면 주·야간 교대 근무케 할 계획.
손님의 70%는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술취한 장년층 손님들이 간혹 짖궂게 군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아르바이트 여대생들의 급료(5만∼10만원)는 일반종업원(10만∼20만원) 보다 싸고 공부하는 학생으로 유흥장 분위기에 오염된다는등 문제점도 있다.

<청바지 다방>
부산의 남포동·광복동·서면일대에는 최근 들어 남자종업원들을 고용하는 「청바지다방」이 80여 곳이나 생겼다. 서울E대 정문 부근에도 이런 다방이 생겼다.
청바지차림의 남자종업원과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다방들은 대학생뿐 아니라 교복자율화가 실시되면서 10대 청소년 고객들 끌기 작전도 벌이고 있다.
이들 다방은 청바지 차림에 장발·화려한 T셔츠·목걸이·팔찌까지 낀 남자종업원을 고용, 호기심을 끌고 있다.
실내는 핑크색 조명에다 전자오르간등 생음악, 통나무탁자·의자·폭포수·물레방아등 독특한 분위기.
청바지다방을 찾는 고객들의 80%이상이 젊은 여성들이라는 것도 한 특징이다.
남자종업원들이 받는 급료는 월10만∼15만원으로 여자종업원에 비해 5만∼10만원이 적다.
업주들은 인건비가 적게 들고 매상은 여자종업원을 들 때 보다 거의 2배나 많아 2중으로 덕을 본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 다방에서 팔고 있는 차종류도 다양하다. 비엔나 코피·모카코피등 10여종의 코피와 아이스크림·위티(위스키+차)등 20여종으로 가격은 특급 관광호텔처럼 6백∼1천2백원.
저녁에는 칵테일 등의 양주를 팔고 있다.
다방이름도 「달과 6펜스」 「아담과 이브」 「1999년」 「빨간 풍선」 「코피가 있는 풍경」 「나의강」등 다양하다.
호기심으로 이들 다방에 가끔 가본다는 이명구씨(39·광복동)는 『다방형태야 자유겠지만 10대 소녀들이 너무 많아 자칫 비생산적 퇴폐풍조에 빠질까 염려된다』고 했다.
남자종업원 중에는 대학생도 있어 여성들의 호기심을 끈다.
남포동 S다방의 경우 폭포수등 화려한 시설과 조명 속에 4명의 남자종업원이 여자손님의 시중를 들어 하루평균 3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사회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