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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사병 비율, 25 대 75 → 40 대 6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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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방부가 13일 '국방개혁 2020(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15년 동안 추진될 개혁안의 골자는 ▶사병 중심의 병력 감축 ▶전투력 두 배 강화다. 21세기 현대전에 맞게 군 체질을 뜯어 고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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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축 또 감축'=병력 감축의 핵심은 일반 병사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부사관 이상 간부와 병의 비율을 현재 25대 75에서 40대 60으로 개선한다. 사병 위주로 감축하고, 간부의 수도 줄이되 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유지해 첨단장비 관리나 유사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출산율 저하로 병역 자원이 감소하는 데 대한 대비이기도 하다. 재래식 병력집약형 구조를 탈피한다는 목표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전체 병력은 현재 68만1000명에서 50만명으로 줄어든다. 공군만 제외하고 육군과 해병대 병력이 줄어든다. 최근 이라크전 등에서 공군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이 감안됐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병력 감축에 맞춰 현재 47개인 육군 사단을 20여개로 줄이고 군단 4개도 해체한다. 전방의 1, 3군을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로 만들고 대구 2군사령부를 후방사령부로 개편한다.

◆ 전투력 강화=병력은 줄어도 전투력은 두 배 강화한다는 게 목표다. 병력과 부대의 수를 줄여 200조원 규모의 개혁 비용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일차 목표는 원활한 육.해.공군 합동작전력 제고다. 당연히 합참이 강화된다. 6자회담 이후 제기될 전시작전권 환수나 한.미연합체제 변화에 대비해 합참의 전쟁 기획.수행 능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합참 정원도 620명에서 800명으로 늘린다. 같은 맥락에서 육.해.공군사관학교도 1학년 때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각론에선 육군 편제의 현대화가 과제다. 현재 사단 구조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 편제와 비슷하다. 국방부는 육군 사단과 군단 구조를 미국의 미래형 부대인 UEx, UEy와 유사하게 개편할 방침이다. 군단의 작전 폭을 30㎞에서 100㎞로 확대하고, 사단도 15㎞에서 30㎞로 늘린다. 차세대 무인정찰기, 차세대 전차와 장갑차, 한국형 공격헬기, K-9 자주포 등도 집중 배치한다.

해군은 잠수함 사령부와 기동전단을 창설, 작전 범위를 광역화한다. 앞으로 도입될 차세대 잠수함(KSS-Ⅱ과 Ⅲ)은 지대지 미사일을 싣고 적 해안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다. 기동전단은 제주도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해상수송로를 경계하고, 해상 테러와 해적 행위 차단 등 국제평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공군은 현재 500대 수준인 전투기를 420대 정도로 줄이는 대신 F-15K와 조기경보통제기 및 공중급유기를 도입, 전투력을 크게 개선시켜 한반도 전역을 작전범위에 넣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과 러시아 등만 보유한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고, 중고도급 무인정찰기(UAV) 및 공중조기경보기와 연동시킬 계획이다. 적의 동태 등 전장 상황을 실시간 탐지, 공격하는 네트워크 중심 전쟁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 문제점=이상희 합참의장은 성공적 국방개혁을 위한 3개 조건을 제시했다. 북한 위협 감소, 예산 확보, 공고한 한.미 동맹이다. 어느 하나라도 삐걱하면 어려워지는 고난도 게임이란 의미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2015년까지 국방비 증가율이 연평균 11%가 돼야 개혁이 성공한다고 했다. 국방개혁에 따른 투자비로 육군은 130조원을, 해군은 35조원, 공군은 32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확보될 재원이 아니다. 정치권의 비판도 부담이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117만 대군과 15만 특수군을 갖고 있는 북한이 병력 감축 의사를 비춘 적이 없으며 격동기에 군 감축을 하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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