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수교 협상 추진" 일본 고이즈미 총리 총선 후 첫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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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일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남은 임기 중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12일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내년 9월까지인 임기 안에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노력은 해야 한다"면서 "북한도 평양 선언을 존중하는 입장인 만큼 수교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총선 승리 후 대북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어 "13일 속개되는 6자회담 진행상황을 보아가면서 상호 성의를 갖고 국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 번째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공명당과 연정 연장에 합의하고 21일 특별국회를 소집해 10월 초까지 우정 민영화 법안을 통과시킨 뒤 곧바로 개각을 단행키로 했다.

그는 회견에서 "임기연장론은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내 임기가 내년 9월까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고이즈미는 이어 "후임 총리는 고이즈미 개혁을 더욱 전진시키려는 정열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본인은 총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후임 총리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본 주가는 자민당의 개혁정책 계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204.29엔(1.61%) 오른 12896.43엔으로 마감됐다. 이는 2001년 6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내각부는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1.1%의 세 배에 달하는 것이다. 2분기 증가율 19.8%를 보인 기업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면서 경제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코스타리카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고이즈미 총리에게 축전을 보내 집권 자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을 축하했다. 노 대통령은 축전에서 "이번 중의원 선거 승리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도력과 개혁 신념에 대한 일본 국민의 평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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