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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터넷 연이틀 마비…배후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정부가 소니 픽처스의 해킹 배후로 의심한 북한의 인터넷이 23일에 이어 24일에도 다운됐다. 미국의 인터넷업체 딘 리서치는 “한국시간으로 24일 0시 41분 북한 인터넷망이 접속이 끊겼다가 1시간여 후 일부 웹사이트는 다시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인터넷은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돼 ‘우리민족끼리’ 등 일부 대남 선전 웹사이트 등은 접속 중단이 계속됐다. 북한 인터넷은 전날 오전 1시께 전면 마비됐다가 10여시간 뒤 복구되며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하루 만에 다시 접속이 중단됨에 따라 외부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추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의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인터넷은 북한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미국에선 소니 픽처스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발표한 뒤 일부 상영관에서 매진이 이어졌다. 소니 픽처스는 “성탄절 일부 극장에서 ‘인터뷰’가 개봉되며 앞으로 더 많은 극장과 플랫폼으로 관객들에게 영화를 접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성탄절 개봉관은 300여곳이다. 가장 먼저 개봉을 발표한 텍사스주의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영화관 체인은 성탄절 첫 회 상영분이 발표 20분 만에 매진됐다. 지역 방송 KVUE는 “개봉 발표 후 이 영화관 웹사이트에 예매자들이 몰려 들었다”고 보도했다. 해킹으로 유명세를 탄 '인터뷰'가 미국인의 애국심과 맞물리며 흥행 성공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봉 소식을 접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 표현의 권리를 지키는 나라에 살고 있다”며 “상영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상징적 효과에 그치고 실질적 제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중국이 분명히 핵심적인 역할을 갖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중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놓고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北京)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의 도움 없이 북한의 해킹을 규명하거나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중국에게 대미 꽃놀이패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광케이블망이 없어 중국의 망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해킹 규명에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베이징ㆍ워싱턴=최형규ㆍ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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