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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 폭약 다이너마이트, 협심증엔 명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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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다이너마이트의 주 성분인 니트로글리세린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강력한 폭발물질 중 하나다.

이탈리아의 화학자 소브레로가 1847년 글리세린에 초산을 혼합해 화학적 반응으로 처음 만들어 냈다.

폭발력은 재래식 폭발물 중 가장 강하다는 트리니트로톨루엔(TNT)과 비슷하다. 액체 니트로글리세린은 폭발하면 실온에서 순식간에 원래 부피보다 1200배 이상 늘어난 기체로 바뀌고, 50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순식간에 부피가 팽창하면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장치를 강하게 밀어내게 되는데 그것이 폭발력의 원리가 되는 것이다.

이런 폭발력 덕택에 니트로글리세린은 전장에서 재래식 무기로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토목공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요즘에는 강력한 폭발력을 인정받아 우주개발에 필수적인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발사제 또는 로켓의 연료로도 사용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은 액체상태로 운반이 허용되지 않을 만큼 약간의 충격에도 폭발하기 때문에 다루기 무척 힘들었다. 실제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 개발 중 막내 동생과 4명의 직원을 잃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물질인 니트로글리세린이 응급약으로도 쓰인다는 사실이다. 협심증으로 통증이 있을 때 극히 소량의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거나 증기를 흡입하면, 잠시 타는 듯한 느낌이 지나간 뒤 3~5분 후에는 통증이 사라진다.

니트로글리세린이 혈관을 타고 들어가 심장이나 뇌의 혈액순환을 좋아지게 하는 것이다. 다이너마이트의 원료가 혈관확장제로도 쓰인다니 이상한 것 같지만 실제로 니트로글리세린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금도 구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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