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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00만 관중 2017년에 넘을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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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양해영(53·사진) 사무총장을 재선임했다. 지난 3년간 구본능(65) 총재를 보좌해 온 양 총장은 3년 더 프로야구 행정실무를 책임지게 됐다. 양 총장을 지난 22일 만나 그의 목표, 그리고 KBO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양 총장은 “10개 구단 체제가 만들어졌다. 임기 안에 1000만 관중을 모을 수 있다면 좋겠다”며 “양적 성장과 함께 프로야구 전체의 가치가 향상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상생’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새 임기 동안 중점을 둘 사업은.

 “10구단 체제의 정착이다. 사실 8개 구단 시스템이 황금분할(연고지와 모기업 안배 등)일 수 있다. 신생 구단은 전력이 떨어지고, 마케팅에서 처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할 순 없지 않은가. 10개 구단이 됐으니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한다.”

 - 10개 팀 체제가 어떤 영향을 줄까.

 “가능하다면 2017년 안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싶다. 경기당 1만4000명이면 연 1000만명이다. 2016년 대구(삼성) 신축구장이 생기고, 창원(NC) 새 구장이 지어지는 게 호재다. 내 임기 동안 못하더라도 2020년엔 해낼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 대외적인 목표가 있다면.

 “내년 11월 처음 열리는 ‘프리미어 12(세계랭킹 상위 12개국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과거 야구월드컵을 대체하는 성인 대회로 4년마다 열린다. 메이저리거를 제외한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기로 했다. 일본과 대만이 최정예 멤버를 꾸릴 것이다.”

 - 현재 프로야구의 시장 가치는 .

 “프로야구의 가치는 구단 가치의 총합이다. 웬만한 구단은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10개 구단의 가치는 총 1조~1조5000억원으로 본다. 3년 동안 정규시즌 관중이 평균 650만~700만 명이었다. TV 시청률은 경기당 1% 가깝게 나온다. 모바일로 프로야구를 보는 사람, 점심시간에 야구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국민의 40% 가까이는 프로야구 팬이라고 본다.”

 - 그만큼 부가가치를 키워야 할 텐데.

 “이번 윈터미팅 때도 각 구단 단장들께 ‘상생’을 당부했다. 큰 시장(연고지)를 가진 팀은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중계권을 팔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통합 마케팅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할 때다. 시장을 믿고 눈 앞의 이익만 좇아서는 안 된다. 롯데는 빅 마켓 팀이지만 최근 수익이 떨어졌다.”

 - 일본은 구단별 마케팅을 하는데.

 “일본 야구의 역동성은 우리보다 못하다. 자본주의의 천국이라는 메이저리그가 30개 구단의 통합 마케팅을 하면서 공존하지 않나. 미국과 똑같지는 않아도 한국식 통합 마케팅을 하는 게 목표다.”

 - ‘미친 FA(자유계약선수)’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일부 선수 몸값이 뛰었다.

 “제도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구단 수입이 늘었으니 투자를 늘리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FA는 선수의 직업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선수의 권리를 억제하면서 몸값을 잡으려 하진 않을 것이다. 현 제도도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졌다. 선수와 구단이 룰(사전접촉 금지)을 지키는 게 우선이다.”

 - 비활동기간 훈련 논란이 있었다.

 “12월부터 1월 15일까지 비활동기간을 정한 것도 야구계가 합의한 사항이다. 룰이 있는데 지키지 않는 건 문제다. 규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바꿔야 한다.”

 - 내년부터 5위팀이 4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원래 4위와 5위가 1.5경기 차 이내일 경우에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감독들이 5위에 무조건 와일드카드를 주자고 했다.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상대팀이 (밀어주기 의혹을 받을까봐) 더 힘들다는 것이다. 4위 팀이 1승을 갖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면 어드밴티지를 얻고, 3위 팀도 4위 팀보다 유리해진다. 2002년 이후 13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했다. 2~5위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 싸우지만 작은 희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기적을 바라는 것, 그게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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