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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보행자 충돌 위기 때 스스로 제동·운전대 조작 흙탕물 튀어도 흘러내리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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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8은 1.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362마력을 발휘하는 고효율 스포츠카다. 날렵한 디자인과 성능 외에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한 기술을 최초로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을 통한 진보’. 아우디가 내세우는 광고 문구다. 아우디만이 아니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는 신기술을 통해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매년 미국에 등록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 특허가 5000여 개가 넘을 정도다. 이는 전체 산업 특허의 3~5%에 해당한다. 시장 경쟁에서도 새로운 기술 개발은 필수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업체도 기술 경쟁에서 밀리면 그동안 다져온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신기술은 곧 브랜드 이미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수많은 신기술이 쏟아졌다. 그 중 눈에 띄는 기술을 꼽았다.

◆세차 걱정 끝=닛산은 올해 세차를 하지 않아도 차량 외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셀프 크리닝 기술을 선보였다. 닛산은 이 기술을 ‘울트라-에버 드라이’라고 부르며 진흙이 튀거나 비가 오는 일상 오염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특수 페인트다. 수분을 억제하는 초강력 발수성 물질과 기름을 억제하는 올레포빅 기술이 어우러진 페인트 덕분에 흙탕물이 튀어도 차량에 묻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린다. 닛산은 유럽의 다양한 환경에서 기술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기술은 양산 자동차에 바로 적용하지 않고, 새 차를 보완·수리하는 애프터 마켓 제품으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닛산은 이미 흠집을 자동으로 복원해주는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를 인피니티 모델 등에 적용한 상태다.

닛산 관계자는 “앞으로 운전자가 아닌 자동차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차만이 아니다. 핸들 조작량도 자동차 스스로 조정하는 신기술도 나왔다. 포드는 주행 상황에 따라 핸들의 조작량을 자동차가 알아서 계산해 내는 어댑티브 스티어링 기술을 내놨다. 그동안 주차나 유턴을 위해 핸들을 한 바퀴 이상 돌려야 했지만 어댑티브 스티어링을 활용하면 절반만 돌려도 동일하게 바퀴를 움직일 수 있다. 운전자의 조작 신호를 받은 전기모터가 스스로 바퀴의 회전 범위를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포드는 이 기술을 앞으로 1년 이내에 양산화해 자사 대부분의 모델에 장착할 예정이다.

볼보의 교차로 사고 방지 시스템은 복잡한 도로에서 충돌 위험이 감지될 때 스스로 차량을 정지시킨다.

◆안전 기술의 진화=안전 기술 분야에서 한걸음 앞서가고 있는 볼보는 앞으로 출시할 2세대 XC90에 두 가지 새 안전기술을 담았다. 런-오프 로드 프로텍션이라는 기술은 차량이 도로 옆 도랑에 빠지지 않게 돕는다. 또 주행 중 차로를 벗어나면 0.1초 만에 안전벨트를 100㎜까지 당겨 탑승자를 단단히 고정한다.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발생하면 시트와 시트 프레임, 쿠션 등이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막아낸다.

두번째 신기술은 교차로 사고 방지 시스템인 ABI(Auto brake at intersections)다. 교차로에서 주행하다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스스로 제동 페달을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교차로뿐 아니라 일반적인 직선 도로의 정면충돌 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혼다 센싱 기술은 보행자 충돌 방지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가 차선 및 보행자를 인식해 사고를 예방한다. 이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을 이탈해 그대로 직진할 경우 길가의 보행자를 확인해 사고를 일으킬 확률을 계산한다. 만약 차선 이탈로 보행자와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 경고음과 경고 메시지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이후에도 운전자의 움직임이 없으면 운전대를 직접 조작해 차량의 주행 방향을 정상적으로 돌린다. 또 차선이탈 방지장치인 RDM(Road Departure Mitigation)은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음 및 경고 메시지를 띄운 후 조향에 개입하는 기존 방식에 제동 기능을 추가해 안전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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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라이트 등장=다양한 제조사가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조명 기술을 내놓고 있다. BMW와 아우디는 한걸음 더 나아가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한다. 레이저 라이트는 아주 작은 표면에서 빛이 나온다. 그만큼 빛의 밀도가 높다. 덕분에 한층 더 넓게, 더 멀리 빛을 전달할 수 있다.

BMW i8에 탑재된 레이저 라이트는 LED보다 1000배 작지만 5배 밝고, 두 배 먼 거리인 600m까지 불빛을 보낼 수 있다. 아우디 R8 LMX는 레이저 다이오드의 크기가 0.3㎜에 불과해 이론적으로 풀LED 라이트의 상향등보다 두 배 먼 거리까지 밝힐 수 있다. 안전 문제에도 대비했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 사이의 온도 테스트와 습도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강한 진동에도 불빛을 내는데 문제가 없도록 만들었다. 충돌 사고로 헤드램프가 손상되면 레이저가 바로 꺼지는 기능도 추가됐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김기태 PD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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