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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유능한 젊은 선수 많이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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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성금을 전달하는 슈틸리케(왼쪽 둘째). [축구협회]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경기장이었지만 분위기는 후끈했다. 2015 아시안컵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둔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은 한발 더 뛰었고, 팬들의 박수소리는 더 커졌다.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전지훈련을 마감하며 축구대표팀이 2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종합경기장에서 자체 연습경기를 치렀다. K리그를 비롯해 일본·중국에서 활약중인 선수 28명을 뽑아서 진행한 훈련을 최종 평가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대표팀 관계자와 취재진만이 볼 수 있었던 이 경기는 울리 슈틸리케(60) 축구대표팀 감독의 제안으로 뜻깊은 자선경기로 격상됐다. 팬들에게 연습경기를 개방하고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 서귀포 지역의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자선경기 제안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17일에 이뤄졌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포함한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훈련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축구협회 주최로 열린 연탄나눔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얼굴에 시커먼 연탄재를 묻히면서 메는 것도 생소한 지게에 수십 장의 연탄을 짊어지고 땀을 뻘뻘 흘렸다.

 예상보다 판이 커진 연습경기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됐다. 28명 중에 대표팀 경험이 한번도 없는 14명의 선수들은 정식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서는 기회를 얻었다. 청룡과 백호로 나눠 치러진 연습경기는 나란히 두 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800여 명의 팬과 선수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박정하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와 현을생 서귀포시장에게 전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아시안컵에 출전할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

제주=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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