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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개월만에 1000억원! 황토솔림욕이 락앤락을 제친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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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토제품 사업가로 성공 김영애씨

탤런트 김영애의 '황토솔림욕'이 밀리언셀러가 됐다고 연일 화제다. 그런데 알고보면 기록 달성 속도와 판매량이 명실공히 최고의 히트상품인 밀폐용기 '락앤락'보다 앞섰다. TV 광고도 하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 꾸준한 인기몰이를 했던 '락앤락'보다 황토흙으로 만든 팩제가 더 빨리, 더 많이 팔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황토솔림욕은 43개월(2002년 2월~2005년8월)만에 1000억원을 팔았다. 락앤락은 44개월(2001년 4월~2004년11월)만에 570억원, 또다른 밀리언셀러 '밥고래 손질고등어'는 65개월(2000년3월~2005년7월)만에 500억의 매출을 올렸다. 모두 LG 홈쇼핑에서 이름이 바뀐 GS 홈쇼핑에서 집계한 기록이다.

황토솔림욕의 기록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단가의 차이. 락앤락은 27개들이 한세트가 6만9400원, 황토솔림욕은 한세트가 9만9천원이다. 1백만개 판매갯수를 채우는데 걸린 시간은 1개월 차이니, 판매액수의 차이는 이 단가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봐도 된다. 또 황토솔림욕은 연예인 김영애가 전북 정읍의 황토를 원료로 개발한 무방부제, 무색소 화장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기부터 소비자 인지도가 높았다는 것.

또 황토솔림욕은 소모품이라는 이유도 판매 급성장의 이유. 옥돌매트, 핸드믹서, 녹즙기 등 홈쇼핑에서 팔리던 전형적인 상품들은 한번 구입하면 고장이 날 때까지 10년~20년은 쓸 수 있는 물건들이다. 상품을 구입한 주부들이 '지겨워서' 쓰지 않는 경우를 빼고는 새 상품으로 대체할 필요가 없다. 반면 황토솔림욕은 쓰고나면 닳고, 없어지기 마련이라 재구입이 많다.

이처럼 황토솔림욕처럼 홈쇼핑에서 소모품, 할인점용 생활필수품이 새로운 판매 상품으로 등장한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쌀, 두루마리 휴지, 기저귀, 생리대까지 팔린다. 짧은 시간에 대량 판매가 가능해 할인점보다도 더 싸게 공급받을 수 있어 더 싸게 팔 수도 있다는 것이 홈쇼핑 관계자들의 설명. GS홈쇼핑의 신진호 과장은 "홈쇼핑 역사도 이제 10년이 됐다. 홈쇼핑으로 구매해본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졌고 계획 구매를 하는 이들도 늘었다"며 "생필품을 주력 상품의 방송 시간 앞뒤로 10분간씩 배치하면 소비자들 호응도 높고 주력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2002년 매출상승세의 정점을 찍은 홈쇼핑과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할인점의 한판 격돌도 가능하게 됐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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