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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봉 등탑 점등 계획 철회했는데 북한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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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21일 김포시 최전방의 애기봉에 성탄 트리 점등을 심리전이라고 비난하며 트리 설치를 재개하면 묵인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서부지구사령부의 보도를 인용해 "박근혜 패당의 동족대결 야망의 산물인 '애기봉 점등식'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우롱이며 직접적인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측은 우리(북) 군대와 인민이 이미 초강경대응전에 진입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오는 23일 애기봉에 9m짜리 트리를 만들어 점등식을 하려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군사적 긴장 등을 이유로 지난 18일 이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북한군 전선서부지사령부는 이날 "남측이 최근 애기봉 트리 행사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애기봉 점등식은 종교행사라는 미명하에 우리(북)를 자극하려는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했다. 특히 애기봉 등탑이 지난 10월 철거됐지만 '청와대의 배후 조종'으로 강행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북측이 무자비한 보복과 초강경 대응전을 운운하며 위협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우리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무례한 언동의 반복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북측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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