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핵무기우주배치 시간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상궤도를 이탈한 소련첩보위성 코스모스1402호의 추락을 지켜보고 있는 세계는 우주무대에서의 군사경쟁에 새삼스러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련은 미국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킬러위성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우주왕복 선을 실용화하는 한편 새로운 프런티어 정책을 내세워 우주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
소련이 발사한 위성은 지난 80년에 1백25개 (미국은18개) . 81년 상반기에는 79개로 6월 한 달에만 15개를 발사해 이틀에 한 개 씩 쏘아 올린「기록」을 세웠다. 미의회조사 국의 소련 위성전문가들은 이중 69%가 군사용이라고 지적했다.
살루트 우주선도 이미 7기나 발사돼 소련의 우주비행사는 지상으로부터의 보급을 받으면서 1회 비행으로 6개월 이상 체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틀에 한 개 씩 발사>
미국의 추계에 따르면 소련은 80년에 1백80억 달러를 우주개발에 투입했다. 이는 미 국방성의 우주관계예산과 항공우주국(NASA) 의 예산을 합친 액수보다 50%나 많은 것이다.
NASA의 우주센터소장을 지낸「로버트·재스트로」씨에 따르면 소련위성은 군사정찰· 통신·지도작성 등 초보적인 군사이용 단계를 넘어 이미 우주무기개발에 들어가 있다.
그대표적인 예가 궤도공격 시스팀. 핵무기를 위성에 탑재하여 지상신호에 따라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것이 실용화되면 소련위성은 미국의 ABM (미사일요격미사일)망이나 북극권의 대소 ICBM 조기경보 레이다 망을 피해 남극권의 배후에서 미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 소련은 60년대 중반부터 이 실험에 착수, 지금까지 20여 회의 실험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킬러위성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재스트로」씨에 따르면 소련은 지난해 6월18일의 실험에서 킬러 위성을 목표의 1km이내까지 접근시키는데 성공했다.
「재스트로」 씨는 소련이 다수의 킬러위성을 장기간 궤도에 잠복시켜 필요할 때마다 미국의 위성을 파괴시킬 가능성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성은 또 소련이 5년 이내에 레이저 무기를 우주에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되면 미국의 인공위성이나 ICBM등은 무력하게 되어버릴 공산이 크다.
미국이 우주왕복선(스페이스 셔틀)을 마지막 카드로 삼고 있는 것처럼 소련은 살루트를 우주기지로 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딜러원」 미 국방차관은 미 상원에서 『살루트 우주스테이션은 군사활동에 이용되고 있다. 십중팔구 이것이야말로 우주기지의 톱 주자가 될 것』 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미국은 가장 먼저 달 착륙과 스페이스 셔틀에 성공했지만 소련은 우주를 무대로한 군사경쟁에서 착실히 성과를 올리고 있다.

<-CBM망 벗어나>
소련이 인류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것은 25년 전의 일이다. 미국이 4반세기에 걸쳐 우주개발에 열을 올려왔지만 스푸트니크에 선수를 빼앗겼다는 「수치심」은 아직까지도 미국의 우주개발 담당자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해7월4일 스페이스 셔틀 콜럼비아 호의 4차 귀환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금후의 우주선발사는 국가안보를 최우선 목표로 한다』 고 밝히고 ▲우주전략에서의 지휘통제, 통신연락, 정찰, 방위기능확립 ▲대 위성방위기능의 개발, 미국 및 동맹 내 우주조직에의 위협에 대합 억지력 강화 등의 방침을 내세웠다. 이것이 이른바「우주에서의 프런티어 정책」으로 소련의 우주군사력에 대한 반격의지가 명백히 나타나있다.
『우주개발은 곧 국가안건보장』 이라는 「레이건」 대통령의 이 신 우주정책에 따라 미 국방성은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82회계연도 미국의 우주예산은 국방성 64억 달러, NASA 55억 달러였다.
그러나 한 공군지도자는88년의 우주예산 중 군사부분만도 1백40억 달러는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기구 면에서도 미국은 지난해9월 우주사령부를 새로 발족시켰다. 이는 현재의 통신위성이나 정찰위성을 효과적으로 지휘·운용하여, 미군의 작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지만 다가올 「우주전쟁」시대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우주사령부 발족돼>
이미 스페이스셔틀은 위성의 발사실험에 성공, 우주에서의 군사적 실용화에 길을 열어 놓았다. 미국은 소련의 ICBM을 도중에서 격추시키는 레이저광선무기우주기지의 개발에도 착수했다.
미소의 군사균형은 이제 우주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우주를 무대로 한 우주무기의 개발이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