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605) 제79화 육사졸업생들(58) 3기생의 활동 장창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3기생은 육사기생중 별로 두드러진바 없는, 그래서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주는 편이다.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군영과 1, 2기가 군의 요직을 맡은 뒤에 3기가 나왔고 뒤미처 5기, 8기등 강력한 기생들이 뒤따라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5·16이후 2기생이 워낙 거대하게 뿌리를 내리게 되어 자연히 그 여파가 3기나 4기에 미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장 3명 외에 중장 8명, 소장 12명을 비롯하여 50여명의 장군이 배출되어 각계에서 눈부신 활동을 펼쳐왔다.
중장출신으로는 감찰감·참모차장을 지냈고 지금 석탄공사 사장으로 있는 고광도장군(59·김해)과 2군단장을 지냈고 수산청장을 하고 있는 김종수장군(57·김해)이 아직 일선에서 뛰고 있다.
고광도장군은 말은 적은 편이나 겸손하고 남앞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실무형이어서 인정을 받아왔다.
그밖에도 5·16때 전남지사를 했고 9대국회의원 (유정) 을 지낸 송호림(60·전주태생), 충북지사 (61년)와 한국비료사장을 지냈고 두뇌가 좋은 윤태호 (59·충주), 정보계통에 오래 근무한 이영주 (58·서산), 수도경비사령관과 육사교장을 지냈고 9, 1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최우근 (57·명주)장군등이 3기출신 중장이다.
내가 3기생을 특별하다고 여기고 있는것중 하나는 이들중 전역을 하고 난뒤 자력으로 새로운 산업사회에 적응해 훌륭한 전문경영인이 된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군장성 출신들이 전역후 정부의 주선으로 국영기업체등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지식 결여등으로 실패하는 예가 종종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3기생중 장우주한나건설사장. 황필주대한화재보험사장, 이창우부산파이프회장등은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은 모두 소장출신으로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을 배워온 장우주장군(56·영흥)은 일선사단장·국방부관리차관보를 거쳐 정전위원회 대표·초대남북적십자회담 사무총장등을 거쳐해외건설주식회사 국제담당 사장으로 건설업계에 진출, 현대건설·헌대종합상사 사장등을 지냈다. 한국건설업계의 중동진출에 숨은 공로자다.
키큰 미남형인 황필주장군(59·강화)은 대성메탄올·대성목재사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고 이창우장군(65·영천)은 대한중석전무이사를 거쳤다.
이장군은 국방부 병무국장으로 오늘의 중앙병무청 창설작업을 잘해냈을뿐만아니라 그 의리로 군내에서 호감을 많이 받아 왔다. 부관 병과 출신인 그는 원용덕장군을 모셔왔는데 말년에 원장군이 어렵게 되자 처가에서까지 돈을 얻어다 생활비로 보태주었고 나중엔 경마장에 가서 경마로 돈을 마련해 원장군을 도왔다는 소문이 있다. 소박하고 봉사적이며 겸양적인 장군이다.
5·16후 급성장하여 도지사와 내무장관·7∼10대 국회의원을 지낸 양찬우(57·부산), 수도경비사령관을 지낸 김진위(66·명주), 5·16혁명 재판소장을 했고 예편후 서울우유협회조합장을 지낸 최영규(64·명주), 안광영(전육본관리참모부장), 윤탁중(전육본정보참모부차장), 이근양(전3사관학교장)장군등이 모두 소장출신이다.
이근양장군은 군대에 있믈때도 틈틈이 스케치를 다니던 프로급 아마추어 서양화가로 지금은 전에 김종필씨가 하던 일요화가의 회장을 맡고 있다.
김진위장군은 내가 1군사령관을 할때 부사령관으로 있었는데 도무지 웃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미고문관들로부터 오해받는 일도 종종 있었다.
5·16직후 계엄령하에서 고려대 학생 3천여명이 현충일을 기해 데모를 벌인 일이 있다. 당시 미군들의 행패가 심해 민폐가 컸는데도 한미행정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우리 정부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럴때 고대생들이 한미햅협을 체결하라는 데모를 벌인 것이다.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서울지구치안책임을 지고 있던 김진위장군은 고대데모대원 앞에 군복차림으로 나가 설득을 벌일 정도로 자신있는 군인이었다. 그는 강직·청렴해 한신장군 (2기·대장)과 같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준장으로는내무장관·서울시장·부산시장을 지낸 불도저 김현옥씨, 5·16때 장도영참모총장의 비서실장을 한뒤 체신장관을 지냈고 목포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선거당시 여러가지 화제를 뿌렸던 김병삼씨도 있다. 두사람 모두 지금은 교육계에 투신하고 있다.
김현옥씨는 고향인 경남양산군장안면에서 중학교 교장을 지내 화제가 되고 있고, 김병삼씨는 경성중·고교이사장을 하면서 사학재단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계속>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