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검증 거쳐야 북핵 문제 해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핵 포기 선언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찰 등 국제적 검증을 통해 완전히 핵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핵문제가 해결됐다고 봅니다."

한국에 부임한 지 한 달이 된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61.사진) 주한 일본 대사는 2일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핵 문제가 있더라도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민의 이해를 얻어 국제기관과 협력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시마 대사는 "북핵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안전보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양국은 해결을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서로 북한과 건설적 관계를 쌓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북 화해정책을 펼치는 것을 일본 정부는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북핵과 납치피해자 등 양국간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되면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일본 간에 불협화음이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선 "한국.미국.일본은 기본적인 가치관을 공유한다"며 "공조체제는 아직도 긴밀하고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일 간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에 대한 한국 국민의 마음을 이해한다. 양국 관계가 한층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이해"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면 양국 발전의 견인력이 되지만 자신의 주장만 하면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문화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국가 관계는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인들의 교류와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정부가 1965년 체결된 한.일 협정 문서를 공개한 데 대해선 "한국 정부는 독자적으로 판단해 공개했다. 일본은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문제를 고려해 공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공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입장 차가 있지만 양국과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공동의 전략을 수립하고 서로 최대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무성 경제국장과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차관보)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한국 근무는 처음이다. 오시마 대사는 "한국을 잘 몰랐는데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며 "마을들이 잘 정비돼 있고 사람들이 활기차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