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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소프트파워 강한 한국, 외국인들은 왜 모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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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알베르토 몬디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지난 몇 년간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날로 강해지고 있다. 최근 국가별 소프트파워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이탈리아·노르웨이·브라질보다 높은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월드컵 등 큼지막한 스포츠 행사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국제 행사를 주최하고 K팝·드라마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여온 덕분일 것이다.

 소프트파워란 돈이나 힘이 아닌 매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한 미국은 음악·영화 같은 문화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으며 외국인들도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잘 안다. 한국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른 나라의 일반인들은 정확히 어떤 나라인지, 무엇이 유명한지 제대로 모른다. 이탈리아의 내 친구들만 해도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냐고 물었을 때 모호한 대답만 할 뿐이다. 보통 뉴스에서 본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나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 한 곡 정도나 알 뿐이다. 그나마 강남이 서울의 한 지역이라는 것은 잘 모른다.

 사람들은 이탈리아 하면 피자·파스타 등 음식, 밀라노의 패션,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유적을 떠올린다. 일본 하면 애니메이션·기모노·온천에 초밥이나 일본 술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정확하게 떠올린다. 이것이 바로 그 나라의 소프트 파워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보통 장소·음식·문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한 나라의 인지도와 가치도 따라서 높아지게 된다.

 한국은 소프트파워 지수는 높지만 일반 외국인들에게 그 이미지가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은 도시로는 가장 큰 서울·부산, 음식으론 전주비빔밥·김치·불고기, 문화에선 한류 열풍을 일으킨 K팝·드라마를 이용한 획일화된 방법으로 국가 이미지를 홍보한다.

 사실 이것 말고도 외국인에게 좋은 인상을 줘서 한국의 새로운 상징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것이 많이 있는데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한복·사물놀이·한지 등 전통적인 것은 물론 IT(정보기술)와 현대적인 도시 풍경까지 외국인 입장에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 널려 있는 게 한국이다. 그중 몇 개라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을 수 있다면 소프트파워뿐 아니라 관광사업·국제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살면서 발견한 매력적인 음식·명소·문화·풍습들이 적지 않다. 이런 소중한 자산들이 국경을 넘어 한국을 잘 모르는 수많은 외국인에게 알려지고 이들이 한국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

알베르토 몬디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