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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흩어진 3자매|47년만에 상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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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경=신성순특파원】 일제시대 아버지를 여의고 남편을 따라 고국·일본·중공에 흩어져 살아온 비운의 세자매가 47년만에 극적으로 다시 만났다.
22일하오8시15분 오오사까(대판) 국제공항에서는 장녀 김옥련할머니(68·서울도봉구공능동684의48)와 2녀 김옥례할머니(66·일본병고현서궁시)가 동생 김옥순씨(62·중공길림성길림시)를 얼싸안고 백발이 성성한 서로의 모습에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해방전 아버지 김대현씨가 일제의 강압정책에 항거하다 옥사하면서 집안이 몰락하자 2녀와 3녀는 1935년 남편을 따라 각각 일본과 만주로 흩어지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에 살던 옥봉씨와 옥례씨는 65년 한일국교정상화이후 재회할수가 있었으나 옥순씨의 소식은 알길이 없었다.
3년전 옥순씨가 중공적십자사를 통해 언니 옥봉씨에게 중공길림성에서 잘살고 있으며 언니둘을 꼭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오면서 이들은 다시 만날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동안 이들이 주고 받은 편지만도 1백여통.
이날의 재회는 한국·일본·중공의 적십자사가 3각협력으로 주선해 이루어졌다.
농사를 짓고 있다는 동생 옥순할머니는 장남인 김용갑씨(31)와 일본에 도착, 언니둘을 부둥켜안고 『고향인 경북의성군에 들러 부모님묘소에 성묘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날 공합에는 가족35명이 색동치마저고리를 입고나와 함께 눈시울을 적시며 이들의 만남을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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